[별난발언 별난정치] 원유철 "나도 커닝을 못했는데 허허"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면접 오랜만이죠. 설레요 하하"

20대 총선 새누리당 공천 신청자 면접 이틀째인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은 원유철 원내대표는 왼쪽 가슴에 '경기 평택갑 원유철'이라고 적힌 명찰을 달고 면접 대기실로 들어섰다. 원 원내대표는 예상 질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도 아직 (예상문제에 대한) 커닝을 못했다"며 농담을 던졌다. 면접장에 들어선 원 원내대표는 공천위원들에게 90도로 인사하며 "원유철 후보입니다"라며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수도권 24개 지역에서 95명, 전날 19개 지역서 74명 등 총 169명의 면접을 마쳤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현역도 예외 없이 면접에 임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원 원내대표도 이날 면접에 나섰다. 아직 일정이 확정 되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이번 주에는 김무성 대표도 이 위원장에게 면접 심사를 받아야 하는 진풍경도 예고 되어있다. 원 원내대표도 면접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면접을 불참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공천 면접 심사 불참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며 "누구나 예외 없이 공천을 받으려면 신청한 이상 똑같은 입장에서 공관위에서 면접을 보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접 대기실에는 후보들간 뼈있는 농담도 오고 갔다. 20일 면접을 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진 전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종로를 벗어나 대기실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오전 시장이 "형님 옆에 앉는 것을 기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운을 떼자, 박 전 의원이 "말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지만 동생(오 전 시장)이 치고 들어오니 어떡하겠어요"라고 응수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이 "형님이 양보까지 해 주면 더 좋은데…"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지역구 후보들 간에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강승규 전 의원은 "국민의당 당사가 마포에 있잖아, 거기 확실히 눌러놓을게"라며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을 격려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는 이 전 위원도 "당대표를 제가 (유세 다니지 못하게 노원병에) 잘 눌러 놓겠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일부 후보들은 '소품'을 활용해 본인을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자신이 지역구에서 몸으로 뛰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집게와 비닐봉투를 들고 나타나기도 했다. 또 한 후보는 재개발 모형을 들고 와 지역 현안 설명했다.

일부 후보들은 면접 방식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이 위윈장이 강조한 '현미경 검증'을 하기에는 면접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한 예비후보는 "면접 효과에 회의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단체로 모여 15분인데 너무 짧은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종합 심사할 때 굵직굵직한 것에 대해 대충 감 잡았다고 했는데, 이번(면접)에는 조금 디테일하게 들어갔다. 이것만 가지고도 안 된다면 집중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