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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등장한 '新 딩크족'…"독립적인 삶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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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족'은 1980년대 후반 등장했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 한 세대가 바뀐 지금, 딩크족의 삶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계열의 잡지인 닛케이마케팅저널(닛케이MJ)은 과거보다 한층 독립적이 된 '신(新)딩크족'이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남편과 아내, 지갑 따로 쓴다 = 과거 딩크족은 맞벌이를 하더라도 아내가 가계살림을 전담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제는 생활비를 분담하고 서로의 지갑에는 손대지 않는 독립적인 부부들이 늘고 있다.
닛케이MJ가 20대~40대 딩크족 1241명의 생활관과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배우자의 소득·저축액을 모른다'는 답변이 20%에 달했다. 부부가 생활비를 분담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46%에 달했다. 딩크족이 증가하던 지난 1990년, 30대~40대 직장인의 60%가 "월급 전액을 아내에게 건네주고 용돈을 받는다"고 답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신딩크족 부부들 사이에서는 생활비를 1대 1로 낸 다음, 나머지 소비는 부부 자율에 맡기는 생활양식이 확산되고 있다. 도쿄에 거주하는 결혼 4년차 직장인 오카다 유키코(岡田由希子) 씨는 "남편과 함께 임대료·공과금을 반반씩 나눠 내고, 남은 돈은 각각 취미생활이나 외식 등에 자유롭게 사용한다"며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여행이나 이사할 때뿐"이라고 말했다. 오카다 씨 부부는 저축도 하지 않고 있다.

◆부부는 모든 것을 공유한다? 'NO' = 부부라면 취미와 여가시간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옛 딩크족의 생각이라면, 신딩크족은 다르다. 평일에 부부가 데이트를 한다는 응답은 18.6%에 그쳤다. 1988년 딩크족 여성 대상 조사에서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47.5%에 달한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배우자를 동반하지 않고 친구와 만난다'고 답한 사람도 30%나 됐다. 도쿄에 거주하는 35세의 결혼 1년차 여성은 "한 달에 1~2회 정도 친구와 외출하지만, 남편의 식사를 준비하고 나가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성친구에도 관대해졌다. 식사를 함께 하는 이성친구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답변이 67.7%에 달했다.

가족이니까 같은 물건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도 흐려졌다. 샴푸나 바디샴푸, 비누 등을 직접 선택해 각자 사용한다는 응답이 16.4%에 달했다. 일본 간토(關東) 지방의 치바(千葉)현에 거주하는 9년차 딩크족 직장인 부부는 "치약을 따로 쓴다"고 답했다. 이는 오랫동안 독신생활을 거친 후 결혼하는 부부들이 늘면서, 독신일 때 자주 써서 익숙해진 생활 브랜드를 결혼하고 나서도 고수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닛케이MJ는 분석했다.

아내가 밥을 짓고 남편과 식사하는 전통적인 저녁 밥상 풍경도 사라졌다. 요코하마(橫浜)시에 거주하는 한 40대 딩크족 부부는 "회사 퇴근시간이 달라, 저녁식사도 서로 다르게 먹는다"고 털어놓았다. 남편은 중국집에서, 아내는 직장 근처 백화점에서 산 음식을 식탁에 놓고 각자 먹는 것이다.

이처럼 독립적인 삶을 사는 부부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의 딩크족 세대수는 1980년대 후반보다 1.7배 증가한 360만세대에 달한다. 일본의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 연구소는 오는 2035년 딩크족이 총 가구의 21%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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