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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의연금시대]국민연금 인사파문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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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국민연금이 연일 시끄럽다. 집안싸움이 밖으로 노출되며 볼썽사나운 꼴을 연출하고 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수익률이 나쁘니 이제 그만 집에 가시오"라고 한 말이 발단이다.

집안싸움은 보건복지부까지 번져 두 사람의 동반사퇴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내부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진 표면적 이유는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를 둘러싼 갈등이다. 최 이사장은 이를 반대하고, 홍 본부장은 찬성하면서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기금규모의 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기금이 얼마나 대단한 규모이기에 온나라가 시끄러운 지경까지 오게되었을까?
국민연금공단은 가입자들로부터 국민연금 보험료를 받고 이를 수급자에게 나눠주는 제도적인 역할과 쌓인 보험료를 잘 굴려서 수익을 내는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행정적인 일과 금융투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 기금의 전문적 운용과 관리를 위해 제도가 설립된 지 11년 만인 1999년에 설치된 조직이다. 행정은 공단 이사장이 맡고, 기금 운용은 본부장이 맡아서 하자는 구상이다. 지금까지는 한 집안에서 두 살림을 잘 해오더니 이제 와서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국민연금기금이 500조원을 넘는 등 기금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에도 산업적으로도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커졌다.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1988년 당시 기금은 5000억원에 그쳤는데 지난 7월말 현재 500조원을 넘어 제도 도입 26년 만에 기금 규모가 1000배 규모로 커졌다. 국민연금재정추계에 따르면 오는 2043년께 2561조원까지 불어난다.
(자료=국민연금공단)

(자료=국민연금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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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어내야 한다는 입장은 이처럼 기금의 규모가 커진 만큼 수익률 1%가 중요해졌는데 공단 내부에 본부 형태로 있는 한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투자와 관리가 필요한데 공단 내부에 있으면 시어머니도 많고, 공단이 지방(전주)에 있을 경우 뛰어난 투자전문 인력을 유치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사화를 반대하는 입장은 기금본부는 따로 떼어낸다고 해서 독립성과 중립성이 과연 보장될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또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국민노후를 위한 돈으로 안정성이 우선인데 수익률만을 최우선 가치로 했을 때 만에 하나 수익률이 나빠지면 누가 책임지겠냐는 논리다.

양쪽 입장 모두 일리가 있다. 업계에서는 앞서도 이 비슷한 갈등이 노출되지 않았을 뿐 내부적으로 있었다 한다. 그렇지만 기금 규모가 작았던 과거 같으면 이렇게까지 인사 파문이 불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세계3위의 공룡으로 급증했고, 앞으로도 천문학적 크기로 불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기금운용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개혁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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