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 경영 논란에 前 소더비런던 회장 FT 기고
소더비측은 러브의 비판은 근거가 없다며 적절한 시기에 언급을 내놓겠다고 응수했다.
현재 파인아트 펀드그룹 회장으로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소더비에서 근무한 그로우리 회장은 FT 기고에서 1980년대 말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영국 중심가 본드 스트리트에 있는 세일즈룸에서 큰손들을 초청해 만찬을 제공했다.
초대받은 보르도의 최상급 와이너리 5곳의 소유주들은 모두 자신의 와인을 들고 왔다.
만찬 테이블에 놓여 있던 르네상스 시대의 희귀한 청동상을 그날 만찬에 참석한 고객 중 한 명이 6백만파운드에 사겠다는 주문을 남기고 가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재무부서는 바짝 엎드렸다.
그는 이 사례를 들어 “식사 전에 자신의 손을 물어뜯는 것은 어리석다”고 비유하고 상장사는 이번처럼 투자자의 견제와 같은 제약을 받기 때문에 경매회사의 법인 형태로는 적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더비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상장기업인 반면 경쟁사인 크리스티는 미술품 컬렉터이자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프랑수아 피노 회장이 소유한 개인회사다.
러브는 지난 1일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소더비 경영진이 고가의 식사와 와인을 즐긴다고 비판하며 “우리는 소더비가 명품 브랜드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이것이 경영진이 주주들의 비용으로 사치생활을 할 자격을 주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그로우리는 “경매회사 직원들이 사업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고객의 생활방식을 흉내낸다는 비판은 하기 쉽다”면서 “그러나 소더비의 현재 재무부서가 내가 일하던 20년 전보다 직원들 지출에 더 관대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로우리는 이제 자신은 소더비와 이해관계가 전혀 없지만 소더비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누군가 양식 있는 사람이나 사람들이 소더비를 인수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명했다.
그는 소더비는 세계 고가품시장을 양분한 경매회사 중 하나인 만큼 사들일 가치가 충분하다고 추천했다. 자신이 은퇴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소더비 가치를 키울 복안을 들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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