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경제위기의 1차적 원인으로 작용하는 '약한 고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는 무엇일까. '가계부채'라는 답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어제 발표한 '가계부채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3%보다 8%포인트 높다. 그리스(61%)보다는 20%포인트 높고, 스페인(85%)에 근접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신용자 250만명이 연 30% 이상의 고금리를 물며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가 양과 질 두 측면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어제 '다중채무 등 부실 가계부채의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은행권 공동기구를 설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은행들이 부실기업 구조조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듯이 가계부채 구조조정에도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좋은 발상이다. 은행권과 금융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구체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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