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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놓아줘야 할 때도"…네덜란드 20대 여성, 안락사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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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안락사 합법화한 네덜란드
"10년 넘게 치료받았지만 해결 안 돼"

만성 우울증, 경계성 인격 장애 등 정신 질환을 앓은 20대 네덜란드 여성이 안락사 승인을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조라야 터 비크씨(29)가 견딜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안락사를 요청한 지 3년 반만에 지난주 최종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적극적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다. 환자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으며, 치료의 가망이 없고, 죽고 싶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등 6가지 기준이 충족될 경우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정신 질환을 이유로 안락사를 선택한 사례는 많지 않다. 2023년에는 전체 안락사 사망자 9068명 중 138명이 정신적 고통에 따른 안락사를 택했다.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안락사를 결심한 조라야 터 비크. [이미지출처=뉴욕포스트]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안락사를 결심한 조라야 터 비크. [이미지출처=뉴욕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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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크씨는 불우한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만성 우울증, 불안, 트라우마 및 경계성 인격 장애 등을 갖고 있으며 자폐증 진단도 받았다. 그는 말하기 치료, 약물 치료, 30회 이상의 전기경련요법(ECT) 등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치료 초기 비크씨는 희망을 가졌으나, 치료가 길어질수록 희망을 잃었다. 비크씨는 "10년이 넘게 치료를 받았지만, 아무것도 안 남았다"며 "2020년 8월 ECT를 마치고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해 12월 안락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비크씨는 "난 오랫동안 심사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며 "정신적 고통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력 사망에 관여하려는 의사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3년 반 동안 나는 내 결정에 대해 주저한 적이 없다"며 "나는 죄책감을 느꼈고 겁이 났지만 굳게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비크씨는 의료진과의 면담 후 몇 주 안에 안락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크씨는 "안도감을 느낀다. 정말 오랜 싸움이었다"며 "이제 중요한 시점이 왔다. 우리는 그것에 대한 준비가 됐고, 확실한 평화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죄책감을 느끼지만, 때론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을 놓아줘야 할 때도 있는 거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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