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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하락, 채무자에게 ‘약’...예금자에겐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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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의 금리 하락이 차환을 바라는 채무자에겐 ‘약’이 되지만 예금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은퇴자 등에게는 ‘독’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금리 하락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정부가 대출 및 소비 증대를 위해 금리를 낮추자 예금자들이 큰 낭패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리보 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 따라 예금 금리 역시 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켓레이츠 인사이트에 따르면 이자 예금의 7월 평균 수익률은 0.99%까지 하락했다. 평균 수익률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집계가 시작된 1950년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예금량도 20년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이자율에 실망한 예금자들이 저축을 기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초저금리로 인해 부채를 상환하고 저축을 늘리고 있는 선량한 예금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부채 상환을 위해 예금이자에 의존하고 있는 채무자들 역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뱅크레이트닷컴의 그렉 맥브리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의 목적이 대출을 고무하고 저축을 줄이는데 있지만 이는 막대한 부를 예금자로부터 채무자에게 이전시키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와 같은 추세는 초저금리가 유지되면서 과도한 수준에까지 도달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초저금리가 특히 은퇴자에게 치명타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50만달러를 저축한 은퇴자의 경우 미국 최고 수준의 예금 금리 1.5%를 적용했을 때에도 1년에 7500달러의 이자밖에 받을 수 없다. 3년전만 해도 동일 금액의 연 이자는 2만6250달러 정도였다.

캐리 카보나로 금융 플래너는 “예금자들이 절망적인 심정으로 보다 나은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면서 “더이상 나빠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금자들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보다 채권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국채는 인기가 높은데 국채 수익률은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국채에 자금이 몰리면서 수익률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2.7%까지 떨어졌고 단기국채는 1%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채에 투자하는 예금자들도 늘고 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은 저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감소로 회사채를 앞다투어 발행하고 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지금까지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2388억달러로, 이와 같은 속도로 회사채가 발행된다면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최대치 5634억달러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을 보유할 뿐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에 의하면 비금융권의 올 상반기 현금 보유량은 무려 1조8000억달러에 이른다. 경제전망그룹의 버나드 보몰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사실상 자금을 확충할 필요가 없지만 금리가 낮기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회사채 공급이 늘고 있지만 수요 역시 동반 상승, 최우량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발행된 IBM의 3년만기 회사채는 단 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초저금리는 대출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AT&T에서 근무하다 은퇴한 마르셀 론맨은 “81년의 경우 모기지대출 금리가 무려 21%에 달했다”면서 “현 상황은 채권자보다 채무자에게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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