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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설탕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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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세척 등 여러과정 거쳐 … 유기농 제품 관심 고조

두근두근 양철통을 열면 차곡차곡 새하얀 각설탕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새하얀 설원을 본다 해도 그런 탄성이 나왔을까.

어린 시절 설탕은 가장 귀한 선물 중 하나였다. 희고 반듯한 아름다움에 달콤하기까지 한, 흰설탕은 그야말로 순수의 세상이었다. 어느 누구도 설탕을 의심하지 않았다. 한번 맛보면 그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도 없었다.
갓난아기들이 태어나 처음 맛보게 되는 분유, 그 분유 성분에도 자그만치 설탕은 20%나 차지하고 있다. 아기들은 태어나자마자 설탕을 맛보게 되고 그 맛에 취해 평생 단맛을 쫓아다닌다. 이렇듯 평생을 우리와 함께 하는 설탕, 과연 설탕은 순수한 것일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채취하는 설탕이 우리가 먹는 그 새하얀 설탕인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니란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백설탕은 원료당을 물에 녹인 다음 활성탄 등 첨가물을 넣어 불순물을 걸러내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이 과정에서 탈색되어 설탕이 희게 변화는 것이다. 정제된 액체는 결정으로 만들어지고 다시 분리 세척된 다음 건조 과정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이것이 우리가 그토록 먹어왔던 백설탕의 진실이다.
백설탕의 정체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건강에 좋다는 황설탕과 흑설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에도 함정이 있었다. 백설탕에 색소와 향을 더한 것이 황설탕, 캐러멜 시럽을 섞은 것이 흑설탕이다. 화학적 공정에 의해 만들어진 설탕은 원료당의 90%에 이르는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 섬유질이 없어져 화학조미료나 다를 바 없는 성분으로 변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것을 설탕이라고 알고 먹어왔고 그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 식품은 거의 없다.

사탕수수를 재배할 때 제초제와 살충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설탕은 제조 방식이 무척 다르다.

필리핀 네그로스 섬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온 ‘마스코바도 설탕’의 경우를 예로 들면, 유기 재배된 사탕수수의 잎과 불순물을 손으로 일일이 제거하고 즙을 낸다. 그리고 큰 솥에 즙을 넣어 끓이는 단순한 공정을 거친다. 사탕수수즙이 서서히 졸아들면서 수분은 날아가고 설탕의 결정만 남게 된다. 색은 거무스름하다. 그렇다. 설탕은 원래 거무스름한 색이다.

우리가 평생 먹어왔던 백설탕이 반짝 달기만 했다면 마스코바도 설탕은 달착지근하다. 좀 더 음미해보면 단맛 뒤에 숨겨진 맛들이 있다. 이런 맛을 두고 아마 깊은 맛이라고 할 것 같다. 설탕이 원래 가지고 있는 맛이다. 화학적 공정을 거치는 일반 설탕과 달리 유기농 설탕은 칼슘, 마그네슘, 아연,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하며 비타민도 함유하고 있다.

화학적 공정을 거친 설탕만이 문제가 아니다. 시중에 파는 포도당, 덱스트린, 뉴슈가, 아스파탐, 올리고당, 자일리톨, 솔비톨, 마리톨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는 당 성분은 설탕보다 훨씬 위험하다.

그 백미는 액상 과당의 일종인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이라 할 수 있다. '슈퍼마켓이 우리를 죽인다'의 저자 낸시 드빌에 따르면, HFCS의 사용으로 제2형 당뇨병은 47%, 비만도는 80%가 높아졌다고 한다.

설탕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거나 상태를 악화시킨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질병만 해도 당뇨병, 면역 체계 억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관절염, 천식, 여러 종류의 암 등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다. 아이가 먹는 과자와 음료수의 성분 표시를 살펴본 적이 있는가. 예외 없이 위의 당 성분이 들어있을 것이다.

아이를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것인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킬 것인가. 선택의 당신의 몫이다.

<여세호, '친환경으로 키우는 우리 아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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