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아시아블로그]시진핑 눈도장 찍는 글로벌 CEO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얼마 전 한 외신에 실린 그래픽이 기자의 시선을 끌었다.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행사를 담은 사진이었다.

사진의 중심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그를 만나기 위해 벽안의 외국인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시 주석은 그들 한 명 한 명과 다정하게 악수하고 웃음지으며 감사의 표시를 했다.
처음에는 중국 최고지도자가 흔히 치르는 의전 행사 모습인 줄 알았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달려있는 이름표를 보면서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그랬다. 그들은 세계적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이었다. 인드라 누이(펩시코 CEO), 데이비드 루빈슈타인(칼라일 공동 CEO), 리스토 실라스마(노키아 회장), 마이크 듀크(월마트 CEO), 무타르 켄트(코카콜라 CEO), 스티븐 슈워즈먼(블랙스톤 CEO), 존 브라운(전 BP CEO), 행크 그린버그(전 AIG CEO) 등이 그날 행사의 참석자들이다.

그날 시 주석은 이들 최고경영자들을 세계를 이끄는 지도자들이라고 표현하며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그들의 제안을 중국을 위한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업인들도 시 주석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안달하는 모습이었다. 듀크 CEO는 시 주석과 악수하며 이런 기회를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켄트 CEO는 그들이 과거 만난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려 했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알아갔다.

그런데 이 만남의 시점이 묘하다. 최근 중국 정부와 언론은 애플, GSK, 삼성 등 외국계 기업들의 문제를 연이어 지적하고 있다.

단순히 도덕적인 문제를 넘어 경찰에 체포되는 기업 임원도 나왔다. 많은 외신들은 중국이 외국기업 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세계 2위 경제권인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입장으로 나오자 외국기업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외국기업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많아졌다.

하지만 중국은 안방에 앉아서 이런 우려를 간단히 불식시킬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주룽지 전 총리가 창립한 칭화대학교 경제관리대(SEM) 고문위원회에 참석한 이들이다. CEO들은 칭화대 발전 방안을 논한다는 것을 빌미로 해마다 중국에 모여 중국과의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참석자들은 시 주석과 친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덤까지 누렸다.

아마도 시 주석과 만나는 시간, CEO들은 중국에 대한 언짢았던 생각은 싹 잊지 않았을까. 오히려 중국에서 더 큰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물론 중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내주면서 말이다.

역학관계를 잘 파악하는 것은 성공의 지름길이다. 지금 중국은 새로운 지도부 출범 후 경제 정치면에서 분명 과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과거 거대 기업들은 미국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중국 지도자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시대. 새로운 글로벌 경제의 역학공식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돈 없으면 열지도 못해" 이름값이 기준…그들만의 리그 '대학축제' [포토] 출근하는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 곡성세계장미축제, 17일 ‘개막’

    #국내이슈

  • '심각한 더위' 이미 작년 사망자 수 넘겼다…5월에 체감온도 50도인 이 나라 '머스크 표' 뇌칩 이식환자 문제 발생…"해결 완료"vs"한계"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해외이슈

  • 서울도심 5만명 연등행렬…내일은 뉴진스님 '부처핸섬' [포토] '봄의 향연'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