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러운 분위기, 화려한 벽화장식으로 '지하궁전'이라 불리는 '평양 지하철' 이야기
평양지하철 노선 중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은 부흥역, 영광역, 봉화역 3개 역 구간인데 사진은 부흥역 내부 승강장 플랫폼으로 화려한 실내 분위기가 눈에 띈다. 사진 = youtube Pyongyang Metro 캡쳐
유동인구가 가장 많아지는 일요일, 하지만 이 도시의 지하철은 고요하다. 운송 인원이 가장 많아야 할 휴일에 운행을 쉬는 대중교통?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매체가 발표한 ‘세계 최고 지하철 10선’ 중 9위를 기록한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평양 지하철 이야기다.
평양 지하철은 일요일에 쉰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엔 시설점검을 위해 일제 운행이 중단돼 이때 지하철을 찾아 탑승하지 못한 관광객들로부터 ‘일요일 운행을 쉰다’는 이야기가 와전되기도 했다. 실제 지하철 외에 지상 대중교통으로 운영 중인 평양의 명물 ‘이층 버스’의 경우 연료난 때문에 일요일엔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있다.
툭하면 정전, 어둠의 지하철
세부노선까지 총 3개 선으로 운행 중이며 역 수는 17개 역, 운행 거리는 총 22.5km로 주행 구간이 비교적 짧다. 열차는 3~4량 1편성으로 운행되는데 출퇴근 시간엔 7분 간격으로 오가지만 심각한 전력난으로 나머지 시간대의 배차 간격은 유동적이며 운행 중 정전이 잦아 연간 20일, 평균 30분 가량 운행이 중단된다. 또한, 객실 내 조명 또한 최소한으로 켜놓기 때문에 깜깜한 실내 풍경이 해외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평양 지하철 각 역은 방공호 기능을 갖추기 위해 평균 100m 깊이의 지하에 만들어진 탓에 에스컬레이터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시설이다. 내려가는데만 10여 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Pyongyang Metro 영상 캡쳐
원본보기 아이콘있는 역을 지나치는 열차, 왜?
평양 지하철의 역 내부는 그 깊이와 아름다운 벽화, 독특한 샹들리에의 조화로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미국과의 핵전쟁과 같은 유사시를 대비해 방공호 기능을 갖추기 위해 100m 가까운 깊이에 위치해있으며, 승강장 입구엔 아연 재질 문(오염 공기 차단을 위한 방호문)이 설치돼있다.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의 배경은 모스크바 지하철을 모델로 당시 소련 정부의 기술지원을 통해 건설됐기 때문이다.
남다른 깊이 때문에 에스컬레이터 작동은 이용 승객에게 아주 중요한데, 평균 120m 길이의 에스컬레이터는 역 건설 후 교체가 거의 없이 오랫동안 사용한 탓에 고장이 잦아 에스컬레이터 고장 시 수리작업에 돌입하면 해당 역에는 열차가 서지 않고 통과하게 된다.
멀쩡한 역이 폐쇄된 경우도 있다. 혁신선 광명역은 김일성 생존 당시 공관이었던 금수산기념궁전과 연결돼있는데, 그의 사망 후 일반인 출입 통제구역이 되면서 역을 폐쇄했다.
▲ 2015년 평양 지하철 부흥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이 촬영한 영상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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