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투표 D-1]英 여왕 "EU 남을 이유, 세 가지만 말해봐"

▲여왕의 기사가 실린 '데일리 비스트'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두고 찬성과 반대 진영이 각각 브렉시트(Brexit)·브리메인(Bremain)을 주장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브렉시트 지지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왕실 전기작가인 로버트 레이시가 '데일리 비스트'에 보도한 내용을 인용, 여왕이 최근 저녁식사 자리에서 동석자들에게 "왜 영국이 EU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지 타당한 이유를 세 가지만 꼽아달라"고 말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왕실은 이에 대해 "여왕이 나눈 사적 대화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대답을 거부했지만, 왕실 내부자는 텔레그래프 측에 "여왕은 의견을 표출하지 않는다"며 "단지 질문을 한 것 뿐, 선언을 한 것은 아니"라고 전해왔다.

하지만 텔레그래프는 그 질문에 내포된 의미는 여왕이 브렉시트를 지지한다는 의혹을 더욱 짙게 해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영국 최대 대중지인 '더 선'은 "여왕이 브렉시트를 지지했다"고 보도했으며, 이에 대해 왕실은 크게 반발했다. 지난달에는 영국 언론중재위원회가 이 보도를 언론법 위반이라고 판단했지만 여전히 의혹이 남은 상태다.

영국 여왕은 공식적으로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그러나 텔레그래프는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 때에도 여왕이 겉으로는 중립성을 유지했지만 "신중하게 투표하라"며 스코틀랜드의 잔류 필요성을 암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