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연의 장소와 주제, 시점 등을 살펴보면 안 원장의 정치 행보가 뚜렷해 졌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강연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에서 "앞으로 계속 이런 자리를 갖겠다"고 한 데 따른 후속 행보로, 강연 주제와 장소, 시기 모두 안 원장이 직접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강연 장소로 방문하는 광주와 대구는 각각 민주당의 '성지'이자 새누리당의 '안방'이다. 여야의 텃밭을 연이어 방문해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자신의 정치적 외연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안 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에서 "제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면 특정한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만 있다면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가능성을 불러일으키면서 정치개혁을 위해 자신의 정치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안 원장이 최근 민주통합당 인재근, 송호창 후보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도 정치권에 새롭게 유입된 참신한 인물들을 지원하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자신의 열의를 보여준 셈이다.
안 원장은 총선 이후 5~6월쯤 에세이집을 낼 계획이다. 원고 작성은 이미 지난해 마쳤으나 최근의 상황을 반영해 다시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의 대선 행보가 이제 본격화 됐다"며 "민간인 사찰 문제처럼 정치권이 소용돌이 칠 때마다 안 원장은 호출돼 대선 때까지 민심을 뒤흔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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