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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돈 얘기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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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돈 얘기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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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시니어 세대의 금융자산은 다양하게 부각되고 있다. 한국 전체 자산의 3분의 1을 시니어 세대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30 축의 전환' 저자인 마우로 기옌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자산의 50%를 60세 이상 시니어가 갖고 있다며, 강력한 실버 세대의 등장을 예측했다. 이에 금융사마다 시니어 특화 상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따르면 50대부터 소득이 줄어들기 시작하지만, 근로활동을 해온 기간이 긴 만큼 시니어들의 자산이 가장 규모가 크다. 한편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살지 모르기 때문에, 시니어들은 모아놓은 돈으로 감당이 될지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실제로 2023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 보고서에서 한국 노인의 소득빈곤율은 40.4%로, 회원국 평균(14.2%)의 3배 가까이 됐다. 사회구조적으로 준비 안 된 고령화 탓이다. 부와 힘의 중심이 시니어 세대로 이동할 것이라는 거대한 물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오늘은 시니어의 새는 돈, 금융사기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작년 여름, 은퇴한 중장년층이 그간의 직업 역량을 바탕으로 청년층을 지원하는 멘토링 연구 과제를 진행했다. 당시 경찰관으로 30여년을 근무한 시니어를 인터뷰했는데, 한국에 마약과 금융사기 범죄가 크게 증가하는 중이라고 했다. 미국과 일본 사례는 종종 자료를 통해 접했는데, 한국도 심각했다. ‘금융사기’는 모르는 사람이 저지르는 보이스피싱, 또는 가족이나 지인을 포함한 타인이 고령자의 재산을 부적절하게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사기꾼들은 고령자들의 신뢰를 얻어서 돈을 훔치거나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시니어들의 취약한 부분을 이용해 금융자산을 가로챈다. 특히 외로운 독거노인이나 인지 저하증을 앓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경우, 사회활동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시니어층이 주 피해자였는데, 60대 이상은 20대보다 사기 피해는 더 적지만 평균 피해 금액이 2배 이상 많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노인의 금융 자산을 유용·갈취하는 행위를 ‘재정적 학대’로 정의한다. 우리는 아직 고령자에 대한 경제적 학대나 금융착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시니어 대상 금융사기 유형으로는 대출사기, 다단계, 유사 수신 투자 사기, 명의대여, 대포통장, 보이스피싱, 파밍과 스미싱 등이 있다. 카카오톡이나 밴드로 투자 리딩방을 만들어 시니어들에게 높은 수익률이나 안정성을 약속하고 투자금을 빼돌린다. 보험 상품에 가입시킨다고 가장해 개인정보를 빼낸 후 사회보장 혜택을 훔치기도 한다. 문자를 통해 부고장을 보내거나 연말정산 환급금을 안내하는 것처럼 개인정보를 획득한 후 휴대폰을 신규 개통해 피해자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을 받는다. 가족이 다친 척 교묘하게 연기해 송금을 유도하기도 한다. 2024년 연초부터 피싱·금융사기는 기승을 부렸다. 금융감독원은 1월에 이미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고, 경찰청도 아직 2월인데도 벌써 수차례 경고를 내보냈다. 보이스피싱 관련 연간 피해액은 약 7000억원이라는데, 디지털 기술이 진화하면서 최첨단 인공지능(AI)까지 사기에 활용되며 고도로 진화하고 있다. 시니어는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치심이나 당혹감을 느끼고 신고를 꺼려해 연계 피해도 있을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는 회사로 2016년에 설립한 미국 ‘에버세이프(Eversafe)'가 있다. 시각장애인이자 치매가 시작된 어머니가 평생 운전한 적도 없는데, 자동차 점검 서비스로 매달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발견하는 등 시니어들의 금융거래를 모니터링해 비정상적인 거래를 포착해 보호자에게 알리는 핀테크(금융+기술) 회사다. 이용자 평균 연령은 55세이며 고객 중에는 102세도 있다. 서비스 이용료는 월 1만원 전후다. '실버빌즈(Silverbills)’는 집으로 오는 고지서가 제때 알맞게 납부됐는지 관리하고, ‘트루링크 파이낸셜(True Link Financial)’은 카드 지출 유형과 금액을 관리해 노인들의 범죄 피해를 예방한다. ‘케어풀(Carefull)’은 인지 능력 저하와 재정적 취약성의 상관관계에 집중해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은행·보험사 40여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월 이용료를 통해 자녀도 부모 자금을 함부로 거래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다. 한국의 경우, 신한은행이 만 50세 이상 고객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일부 거래제한을 둔 것 외에 이제 막 현금입출금기(ATM)에서 큰 글씨, 쉬운 화면 구성을 제공하는 정도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도 시니어를 위한 특별한 핀테크 기술이나 회사는 아직 등록돼 있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나 협회를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금융 교육이나 금융사기 예방 행사는 꾸준하게 진행 중이다.


시니어 인구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금융소외를 나이 때문에 기술 민감성이 떨어진다고 하거나 개인의 탓으로만 보지 말고, 체계적인 금융교육과 포괄적 금융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금융서비스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니어를 위한 금융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들이 목소리를 낼 때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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