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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집값 바닥 찍었다?…'낙관론'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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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에 영향주는 국고채 금리 오름세
美긴축 이어지면 시장금리 다시 반등 가능성
주요국 경기침체도 우려…연말까지 지켜봐야
다만 인허가 급감…3년 뒤엔 집값 폭등할지도

[Why&Next]집값 바닥 찍었다?…'낙관론'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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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론'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아파트값 하락폭이 둔화하고,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늘어나면서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선 지나친 낙관론에 불과하단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금리와 경기인데, 최근 미국의 긴축 기조와 경기침체 전망 등을 고려하면 당장 집값 상승 전환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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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 찍었다?…서울은 이미 상승

최근 시장과 일부 학계에서 '집값 바닥론'이 커지는 것은 아파트값 하락폭 둔화와 거래량 증가가 원인이다. 서울의 올해 1분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858건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3343건) 대비 105.1% 급증했고, 올해 2분기도 이날 기준 7953건으로 75.4%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전국 아파트 매맷값 하락폭은 지난주 -0.01%까지 좁혀졌고, 서울은 이미 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역전세난으로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 매입)'가 쉽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이중 상당수는 실거주 목적 매입으로 보인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조사에서도 상위 50개 선도 아파트 단지의 경우 매맷값이 최근 두 달 연속 상승세다. 향후 수도권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강남은 고가 아파트 거래가 계속 늘고 있고, 지난 26일 서울 흑석리버파크자이 무순위 청약에는 93만여명이 몰리는 등 청약 열기도 뜨겁다.


지난주 열린 한국경제학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최 부동산 전망 포럼에서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올해 1월 특례보금자리론이 시행된 이후 서울과 강남 모두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급증했다"며 "거래량을 봤을 때 시장 자체는 하락할 때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파트값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셋값이 하방 압력을 받더라도 역전세난은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지난해와 올해 아파트 인허가와 착공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2025~2026년부터는 공급충격이 커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집값 상승 전망이 주를 이루자 사회를 맡은 조만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는 "부동산 시장과 시스템 리스크 관련해서 오늘 발제와 토론을 하신 분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지금이 위기 상황인 것 같지는 않은데,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것 같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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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안 끝났는데…"반등 단언하기 일러"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확실한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부동산 가격에는 주담대 금리가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국고채 금리는 한미 긴축 정도에 따라 크게 흔들린다. 예컨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장의 긴축 종료 기대로 국고채 금리가 내리면서 주담대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은행의 혼합금리형(5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 전환) 주담대 금리를 정하는 기준은 은행채 5년물 금리인데,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은행채 5년물 금리의 기준이 된다. 또 5년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를 따라간다. 그래서 김경민 교수는 "주담대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국채 10년물 금리의 향방이 더 중요하다"며 지난해 말 이후 국채 금리가 내린 것이 주담대 금리를 끌어내려 올해까지 집값 반등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이 국고채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21일 4.638%에서 올해 2월3일 3.096%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3.5~3.6%대까지 올라왔다. 국채 10년물도 3.6%대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말 연 3.91~6.15% 수준에서 최근 연 4.23~6.12%로 하단 금리가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리겠다며 강한 긴축 기조를 밝혔기 때문에 국고채 금리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이번주 국고채 금리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당장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높은 기준금리 수준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주담대와 부동산 거래도 다시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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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 거래량 지켜봐야…3년 뒤엔 '공급 충격'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전환을 확인하기 위해선 이사 성수기인 가을 거래 상황까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급매물이 소진되면 실거래가가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인데, 더 중요한 건 추가로 매물이 나와서 더 오른 가격으로 실제 거래되느냐는 것"이라며 "변곡점에 섰다는 건 모두 동의하지만 집값이 더 올라갈지, 잠깐 반등일지는 앞으로의 거래가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 반등이 일시적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거래량이 최소 2분기 이상 증가하는지, 선행지표인 전셋값이 오르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며 "특히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집값이 본격적으로 반등한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인 분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말까지는 거래량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고 원장은 지난해부터 주택 인허가, 착공 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에 3년 내외로 공급 충격이 닥칠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착공해서 입주할 때까지 보통 3년이 걸리는데 최근 착공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3년 후에는 공급이 40% 이상 줄어들어 서울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며 "정부가 3기 신도시나 재건축 외에도 다른 복합 개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그동안 눌려 있던 수요 심리가 많이 회복되고 있지만 최근 1년 반 사이의 하락세가 너무 컸다 보니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완만한 U자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다만 서울의 경우 신규 입주 물량도 별로 없는데 인허가 감소까지 겹치면 2~3년 뒤엔 공급 부족 불안감이 커지며 다시 한번 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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