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586보다 더 꼰대도 있어…다 물러나는 건 부적절"

"특정 세대 통으로 물러나라? 정합성 떨어져"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의심하는 시각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에 대해 "특정 세대 전체가 통으로 물러나라는 것은 정합성도 떨어지고 불합리한 얘기"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우 의원은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정치인 개인 평가를 해서 문제가 있으면 걸러내는 것은 정치권의 당연한 자정 기능"이라면서도 "대한민국 정치에서 특정 세대를 몽땅 드러낸 적이 있나. 전 세계 어느 나라가 그렇게 하나.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이 세대에 해당하는 후보가 많이 나왔다. 비대위 차원에서 공천해놓고 물러나라고 할 순 없는 것 아니겠나. 그분들이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나"라며 "선거 이후 당 쇄신에 관해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얘기해주면 그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 때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박 위원장이 586 퇴진을 요구한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를 들면 586세대보다 윗 세대는 괜찮고, 586만 물러가라는 것도 웃기다. 오래 하고 나이가 많기 때문이라면 우리보다 더 나이 많은 분부터 물러가라는 게 정합성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586이 주목 받고 그만큼 기대도 있었지만 실망이 컸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선거 끝나고 본격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대 보고 나가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 결과적으로 분란이 돼 버렸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어 "우리보다 더 꼰대는 왜 가만 놔두나. 그러니까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이걸 자꾸 논란으로 만들어 가면 굉장히 나쁜 논쟁이 된다. 왜 전체 세대를 다 물러가라고 하냐고 물어보면 대답하는 분이 없었다"고 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25일 선대위회의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며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일제히 반발하며 내분에 휩싸였다. 두 비대위원장은 27일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