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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그리스-터키 간 동지중해 '백년전쟁'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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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한지붕에 있는 나라들의 싸움...난처한 나토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안보 및 중동안보에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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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그리스와 터키간 동지중해 해양영유권 분쟁에 프랑스가 개입의사를 밝히면서 사태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리스와 터키, 프랑스는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소속된 나라들이고 특히 프랑스와 터키는 나토 내 군사력 1,2위를 다투는 군사강국들이라 더욱 충돌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러시아의 벨라루스 정정사태 개입 시사 등 러시아의 안보위협에 시달리는 나토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지고 있습니다.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내전 등 중동사태에 깊숙하게 개입한 터키의 전선확대로 자칫 중동안보까지 위협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죠.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1980년 터키 쿠데타 4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터키와 터키인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 알제리와 르완다에서의 집단학살을 언급하며 "프랑스는 인류애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했죠.

이 발언은 앞서 지난 10일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이탈리아·몰타·포르투갈·스페인·그리스·키프로스 등 남유럽 7개국이 모인 정상회의에서 "터키를 동지중해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비판한데 대해 응수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프랑스는 앞서 그리스와 터키 간 동지중해 내 해양영유권 분쟁이 심해지자 동지중해 파견병력을 늘리겠다며 터키와 정면대결을 선언한 바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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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리스와 터키간 해양영유권 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1차세계대전 이후 10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분쟁의 일부죠. 그리스는 1830년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 열강의 비호하에 독립한 이후 1896년에는 크레타 전쟁, 1911년에는 발칸전쟁, 이후 1914년 1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늘 터키의 반대편에 섰었고, 1차대전 직후인 1919년부터 1922년까지는 양국이 본격적인 전면전을 벌였습니다. 터키에서는 이 전쟁의 영웅으로 떠오른 케말 파샤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붕괴시키고 터키 공화국을 선포해 터키란 나라가 탄생하기도 했죠.


이후 양국 관계는 육상영토는 물론 해양영토 분계나 배타적 경제수역(EEZ) 분할 등 어떠한 영토 분할 협상도 불가능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국지적 분쟁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EEZ 획정을 두고 터키는 시리아와 단독으로 협정을 체결하고 여기에 대항해 그리스는 이집트와 단독으로 협정을 체결하면서 양자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는데요.

나토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내 명실공히 최강의 군사력을 갖춘 프랑스가 이 문제에 개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됐습니다. 터키와 프랑스는 나토 내에서도 군사력 1,2위를 다투는 나라들인데 영국의 EU탈퇴, 주독미군의 감축, 벨라루스 정정불안과 러시아의 개입시사 등 유럽 안보가 불안한 상황에서 두 나라가 직접 분쟁을 벌이면 유럽 내 나토체제가 상당히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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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는 중재에 앞장서겠다 입장만 표명할 뿐,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자칫 유럽국가들과 터키간 분쟁이 심화되면 터키가 나토를 탈퇴하겠다는 강수를 둘 수 있고, 러시아와의 밀착관계가 더욱 심해지면 동유럽 안보는 더욱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터키가 시리아와 이라크, 리비아 내전 등 중동 내전 문제에 깊숙하게 개입한 상태인데 동지중해에서 국지전이 심화돼 터키가 이들 지역에서 병력을 대폭 감축하거나 개입을 포기하게 되면 중동 전세가 크게 뒤바뀌며 중동안보가 위협받는다는 연쇄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더 우려가 커지고 있죠.


이런 지역안보상 돌출된 문제들은 그동안에 세계의 경찰이라 불리던 미국에 의해 조정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그럴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밝힌 상태입니다. 주독미군 감축에 이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역시 대폭 감축하겠다 선언하면서 분쟁지역에서 발을 빼려는 모양새죠. 유럽과 중동의 안보상황은 한치앞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갈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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