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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성검' 쥔 장수 김태년…흙수저·전대협·친노·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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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포스트코로나시대 언택트산업 전략 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포스트코로나시대 언택트산업 전략 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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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나눠 먹기 하지 않겠다."


21대 국회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지만 '슈퍼 여당'의 파워는 이미 체감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원내 사령탑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있다. 우선 의석 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정해 온 관행이 온당한지 따져보겠다고 한다.

177석이라는 막강한 의석 수에 대해 '무소불위' '사실상 전지전능'이라는 표현들이 나올 정도다. 마치 전설의 '성검(聖劍)'을 쥔 형국이다. 성검을 든 장수는 김 원내대표다.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위원장 등 핵심 자리를 가져와야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또 국회법 개정을 통해 야당의 의도적 의사진행 방해를 차단하려고 한다.


원 구성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표결 처리 가능성도 열어놨다.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을 본회의 선거로 뽑도록 하고 있다. 다수결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민주주의에서 김 원내대표의 결단은 곧 현실이 될 수 있다. 다만 여론의 역풍을 경계할 따름이다. 실제로 미국의 의회는 다수당이 상임위를 독점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국난으로 규정하고, 방역과 경제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만큼 위기에 실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원내대표는 "고용 위기 극복을 위해 과감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놓고,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미래통합당과의 일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여러 모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구두 수선공인 아버지와 생선 행상을 하는 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순천고를 졸업하고 1983년 경희대에 입학했다. 독재의 시절, 그는 평범한 대학생활을 포기했다. 학생운동에 투신했고 1987년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간부로 활동하며 6월 항쟁의 한복판에 섰고, 경찰에 쫓겨 수배 생활을 겪기도 했다.


6월 항쟁은 민주당 강령 첫 부분에 4월혁명,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화운동, 촛불시민혁명과 함께 언급된 기본 이념이다. 공교롭게도 전임 원내대표인 이인영 의원이 이 때 전대협 의장을 지냈다. 한 때 퇴진 요구까지 받아야 했던 이른바 '86그룹'이 이제는 민주당의 중심 세력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2017년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특보단장을 맡았고, 2만6000여명 규모의 국민특보단을 이끌며 '가짜뉴스' 대응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친문(친문재인)'일 뿐 아니라 거슬러 올라가면 '친노(친노무현)'로 정치를 시작했다.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 지키기' 운동으로 시작해 선거대책본부 성남 공동본부장을 맡았던 것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40세의 나이로 국회에 입성했다. 18대 총선에서는 전국 최소 득표차로 낙선했으나 이후 19ㆍ20ㆍ21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이른바 '흙수저' 출신에 전대협 지도부, 친노와 친문, 그의 이력을 상징하는 키워드들이다. 민주당의 적자라 할 만하다.


스타일에 대한 키워드를 꼽자면 '열정'을 들 수 있다. 무슨 자리에 있든 기대 이상의 결실을 거둔다는 평을 들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4년에 출간된 김 원내대표의 저서 '성찰과 혁신' 추천사에서 "국회의원 김태년은 열정이 넘치는 정치인이다. 그 열정만큼이나 좋은 정치에 대한 철학도 확고하다"고 추켜세운 바 있다.


대표적인 '정책통'이기도 하다. 추미애 대표에 이어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연달아 정책위의장으로 중용된 바 있다. 포스트 코로나와 뉴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원내대표는 과거 '18대 대선 평가의 핵심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국가적 의제에 접근할 때 국정 운영을 맡길 수 있는 수권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당장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책에 주력할 공산이 커 보인다. 통합당의 대표적 정책통인 김재원 의원은 그를 향해 "실무 또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엄청 천재적인 분"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구호만 외치는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까칠하고 직선적인 성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압도적 의석 수를 차지했지만 야당과의 협치는 기본 과제다. 한 야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는 그간 싸워서 성과를 내는 데에는 능력을 보였지만, 야당과 원활히 대화하고 협력해나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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