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달라진 하늘길문화…기내서도 '거리두기'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untact·비접촉)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기내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각 국적항공사는 기내에서도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한편, 혹시나 있을 지 모를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 하도록 다양한 조치를 준비 중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부터 '셀프 바코드 인식', '좌석 위치별 순차 탑승' 등의 제도를 도입했다. 비접촉 문화 확산을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셀프 바코드 인식 제도는 공항 내 탑승게이트 앞에서 종전 항공사 직원들이 수행하던 항공권 확인절차를 승객들이 직접 진행하는 방책이다. 탑승객이 바코드 인식기 앞 직원에게 항공권을 보여주면 직원이 육안으로 이상여부를 확인하고, 이상이 없는 승객은 항공권 하단의 바코드를 직접 인식한 후 비행기로 이동하면 된다.

항공기 탑승과정에서도 거리두기가 적용된다. 기존 승객들이 선착순으로 기내에 입장했다면, 이날부턴 정시운항 항공편에 한해 우선탑승 항공권을 소지한 승객부터 순차 탑승한다. 20열 이후 좌석번호를 배정 받은 승객이 먼저 탑승하고, 앞 열 좌석을 배정받은 고객이 마지막으로 탑승해 승객간 접촉을 최소화 한다.

예약상황에 따라선 승객의 좌석배치에도 거리두기가 적용된다. 좌석의 여유가 있는 경우 혼자 여행하는 고객은 창가와 통로 측 좌석만 배정하고, 3명 이상 동행할 경우엔 한 줄 혹은 두 줄로 앉되 앞뒤 열을 비워 탑승객간 기내 거리를 충분히 확보한다.

이는 비단 제주항공만의 시도는 아니다. 대한항공도 지난 3월부터 예약상황이 여유로운 항공편에 한해 승객 간 충분한 이격을 확보할 수 있도록 좌석을 사전에 가(假) 배치하고 있다. 예약률이 높은 항공편의 경우 진행하기 어려운 방안이지만, 승객 간 비접촉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다.

국적항공사들은 거리두기 외에도 다양한 방역대책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최근 비접촉식 체온계 등을 마련해 유증상자의 기내 탑승을 제한하고 있고, 승무원들을 대상으로도 마스크, 경우에 따라선 방호복까지 지급하면서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나서고 있다. 주기적인 항공기 소독은 이미 공식이 됐다.

이처럼 코로나19 시대 달라지는 기내 풍경에 대한 논의는 국제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최근 한 프랑스 엔지니어는 항공기 가운뎃 좌석에 탈부착 할 수 있는 플라스틱 가림막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아메리칸항공 등 일부 항공사는 가운데 좌석을 비운채 운항하는 등 이미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좌석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