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들은 중국인 보따리상 피해 오후에 찾아…인터넷 면세점도 인기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량파이! 량파이!" 지난 1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앞. 면세점 직원이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들을 향해 다급히 소리쳤다. 새벽부터 줄을 섰던 다이궁들은 1초라도 앞서 들어가려고 서로 밀쳐 댔다. '량파이'는 우리나라 말로 '두줄씩'이란 뜻이다. 아직 백화점이 문도 열지 않는 시간이라 다이궁 1000여명은 엘레베이터로 조를 나눠 이동했다. 이들이 면세점에 입장하는 데만 40여분이 걸렸다.
같은 시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화장품 코너에도 다이궁들이 대거 몰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명절이 가까워 질수록 다이궁들 숫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9월 둘째주 대비 셋째주에 일 평균 구매고객은 3500명에서 4000명으로 500명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곳 역시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에선 '후', 해외 화장품 브랜드 중에선 '입생로랑'이 단연 인기였다. '닥터 자르트'와 같은 국내 중소기업 화장품 브랜드에도 다이궁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면세점의 오전 시간 주요 고객은 다이궁들인 반면, 오후 시간엔 내국인들이 몰린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해외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들이 추석 직전 주말 오후 시간을 이용해 쇼핑을 하러 온다"며 "내국인들은 쿠폰을 활용해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면세점도 애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롯데면세점 구찌 매장 앞에서 만난 고객 김 모씨도 "명품은 직접 보고 구입하고 싶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았지만 화장품은 인터넷 면세점에서 이미 필요한 것들을 사 놓았다"고 전했다.
하루종일 다이궁들과 내국인들이 북적이고 있는 덕분에 면세점 매출도 상승세를 탔다. 신세계면세점의 중추절 3주전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상승했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도 이달 1~13일 중국인 매출 기준 신장률은 전달 동기 대비 5% 올랐다. 롯데면세점 국내 화장품 코너 직원 정 모 씨는 "국경절이 10월부터라 9월 말까진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판매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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