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임직원 판단이 변수될 듯…신동빈 회장 대신 황각규 부회장이 '표심 단속' 나설 듯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 수감되자 재계는 '제2의 형제의 난' 발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영어(囹圄)의 몸이 된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동안, 일본 롯데 경영권 탈환을 노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1월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신 회장 측에 의해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당시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에서 밀려나면서 이후 경영권을 다시 찾을 때까지 임시주총을 소집한다는 '무한주총' 방침을 천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같은 해 8월, 이듬해 3월과 6월, 지난해 6월까지 총 4차례 걸쳐 임시·정기주총 표 대결에서 모두 신 회장에게 지며 경영권을 다시 찾지 못했다.
기소·구속은 일본에서는 기업 경영자의 도덕적 결격사유로 보고 심각하게 문제 삼는다. 일본에서는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 지주사이자 한국 롯데 지배구조에도 정점에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임원지주회 6% 등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 중에서도 최대 주주인 광윤사 지분을 50%+1주 최대 보유하고 있다.
광윤사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5년 10월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신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했다. 당시 신 전 부회장을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신할 새 대표로 선임했다. 또 신 총괄회장의 광윤사 지분 1주를 신 전 부회장에게 넘기는 거래도 승인해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다만 광윤사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신회장 측에 우호적이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만 1.4% 보유하고 있지만, 업원지주회와 관계사, 임원지주회 등으로 부터 확고한 지지를 받으며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유지했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인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역할을 해왔다. 이 점을 감안해 쓰쿠다 사장이 주도해 신 회장에 대한 해임을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미룰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신 회장 구속 기간 동안 주총이 열리면 신 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들과 소통하면서 주총 표 대결에 대비한 '표심 단속' 활동을 펼칠 것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인 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신 회장 측과 신 전 부회장 측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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