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목 이대법학대학원 교수는 23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은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주요 수출품목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세이프가드 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FTA 개정협상을 진행중인 미국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조치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FTA 재협상에서) 제조업 분야를 보호하는 전략으로 협상할 것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농업·서비스 분야를 요구할 것이라고 보지만, 미국이 중점적으로 요구할 부분은 제조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이프가드는 덤핑 등의 불공정무역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미국이 자의적으로 발동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최 교수는 "세이프가드는 덤핑을 했거나 보조금·불공정 행위가 없더라도 스스로 필요하면 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라며 "어떤 품목이든 덤핑이 필요없는 품목이라도 전방위로 취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가 '삼성과 LG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기업에만 맡기고 안이하게 대응했다고 질책했다. 그는 "전자제품 업체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미국 내 관세법원에 제소,120만대나 50% 등 숫자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국내법상 요건을 지켰는지도 따져 자의적 해석이나 적용이 없었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손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수출여건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무역보험공사 미국 LA 지사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법인세 인하에 따른 미 기업 가격경쟁력 상승 등으로 한국기업의 미국 수출여건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고 우려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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