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도발 이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대북 역할론이 재차 불거지는 데 대해 중국은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기존 결의안을 준수하되 현재 시점에서 독자 제재는 불가하며 북핵과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는 별개로 보고 철회를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31일자 사평에서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그의 초조한 심경을 대변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미국 영토에 닿는다고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울분을 중국을 비난하는 데 돌리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아마도 스스로가 내뱉는 말이 미국의 대중 정책에 영향을 주지 못하리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중국은 쉽게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이런 말은 북핵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 미국 대통령이나 할 수 있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결심했고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위협에는 관심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중국의 제재로 상황이 바뀔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동안 북핵 문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미국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그제야 중국에 책임을 묻고 있다는 게 환구시보의 견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사드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측의 유관 행위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하는 우리 측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전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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