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훈련의 기초 원리는 '반복 행동을 통해 이전 경험을 연관지어 생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반려견은 예전에는 어떠했다는 '연상'과 새로운 것을 시도 했을 때 발생한 부정적 피드백을 떠올리는 '시행착오' 이 두 가지를 통해 규칙을 학습해 나갑니다.
몸무게 40㎏의 골든리트리버 '콩이'는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힘껏 뛰어오른 후 손님의 얼굴을 핥습니다. 콩이의 습관은 어릴 적 어미에게 보였던 친밀감의 흔적입니다. 어미견은 젖을 떼지 않은 새끼가 얼굴을 핥으면 젖을 내주기 때문이죠. 콩이 나름의 친밀감의 표현이자 환영인사지만 얼마전에는 초등학생 조카가 이 집을 찾았다가 겁을 먹고 다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산책만 하면 마구 줄을 끌고나가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려견이 목줄을 마구 끌며 앞서나가는 경우 줄을 잡아당기기보다 가만히 멈춰서는 게 좋습니다. 반려견이 목줄이 팽팽하게 당겨지지 않도록 여유를 두면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반려견이 줄을 당기면 또 다시 멈춥니다. 반려견이 눈치를 살피면 다시 걷기를 반복합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반려견은 줄을 마구 당기는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산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훈련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반려견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무조건 혼내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개의 원치 않는 행동을 무시하는 것, 생각할 여유를 줄 정도의 불편함 정도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리지르거나 야단치는 경우 당장 행동을 멈추게 할 순 있지만 개가 뭔가를 배울 수 없습니다. 각 환경에 개가 어떤 연상을 하게 될지, 개의 행동에 대해 어떤 피드백을 줘야할 지 고민한다면 여러분이 원하는 멋진 반려견으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박태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의사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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