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국내총생산(GDP)이 포착하지 못하는 '삶의 질'도 균형 있게 측정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할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GDP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했다. 그는 "(GDP에)디지털 경제나 공유경제와 같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경제활동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환경의 훼손, 소득과 부의 분포 그리고 국민의 '삶의 질' 변화 등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GDP의 유용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방안에 대해서도 소견을 피력했다. 그는 "경제실상의 변화를 보다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경제나 제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다양한 신산업의 대두와 관련해 기초자료를 확충하고 측정방법에 대한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이틀간 국민계정과 웰빙의 관계, 측정 방법 등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경제분석국(BEA) 등 해외 통계유관기관과 세계 주요 대학에서 국민계정과 웰빙 측정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교수 등 국외 참가자 50여명을 포함해 약 180명이 참석한다.
첫 날 기조연설자로 참석하는 프랑소아 부르기뇽(Francois Bourguignon) 파리경제대학 명예교수는 '기회의 불평등 측정(On the Measurement of the Inequality of Opportunity)'에 관한 최근 연구들을 소개하고 이의 측정과 관련한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또 마틴 듀홍(Martine Durand) OECD 통계국장은 둘째 날 기조연설을 통해 'OECD 국가들의 경제적 웰빙: 개념 및 측정에 관한 도전(Economic Well-being in OECD Countries: Conceptual and Measurement Challenges)'을 언급할 예정이다. 가계부문의 소득, 소비·부의 분포에 대한 종합적 측정과 관련된 성과와 과제와 함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비경제적 요소(건강, 재능 등)에서의 불평등을 측정해야 할 필요성이 포함됐다.
이번 행사는 3개의 전체 세션과 6개의 동시 세션으로 진행된다. 웰빙지표의 개발 사례와 함께 금융위기 전후 지표의 변화, 주관적 웰빙, 측정의 새로운 방법론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마지막 순서로 '웰빙 측정 연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패널 토론이 진행된다.
이 총재는 "한은에서도 현 GDP통계의 디지털경제 반영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이에 대한 개선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관련 학회와 각국 통계기관 간의 협력이 잘 이루어진다면, GDP의 유용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웰빙', 즉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보다 균형 있게 측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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