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가 은행 뿐 아니라 카드 고객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혜택을 제공해 체크카드 고객을 확보한 뒤 내년에는 신용카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K뱅크는 지난 3일 오픈 이후 카드 고객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K뱅크가 발급한 카드 발급 수는 6일 오전 9만1130건을 기록했다. 보통 카드업계에서는 월 1만매 이상 발급되면 대박 상품으로 치는 걸 감안하면 '초대박' 상품이다.
여기에 K뱅크는 오픈 기념으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통신캐시백형' 사용자에게는 사용액에 따라 캐시백을 월 최대 3만원까지 해주고, '포인트적립형' 사용자에게는 포인트 적립률을 올해 말까지 사용액에 따라 3%까지 올려 월 최대 2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뱅크가 이처럼 파격적인 이벤트를 하는 이유는 고객 유치 때문이다. 이 혜택은 K뱅크가 결제를 통해 거둬들이는 가맹점 수수료를 넘어선다. KT통신캐시백형 카드 120만원을 사용하면 고객은 3만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체크카드의 중소가맹점 수수료가 1%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맹점 수수료는 1만2000원이 발생, K뱅크는 1만8000원을 손해보는 것이다. 포인트 적립형은 60만원 이상 사용하면 고객에게 2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게 돼 K뱅크가 1만4000원 가량을 마케팅 비용으로 들여야한다.
K뱅크 관계자는 "지점이 없고 인건비가 적게 들어가는 인터넷전문은행인 만큼 초기에 고객을 확보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혜택을 많이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뱅크는 올해 중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금융위의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연내 인가를 받은 후 내년 초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조만간 준비를 시작한다. 다만 K뱅크의 숙제인 자본금 확충 및 증자 문제가 남아있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0% 이상 등 신용카드업 인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카드업계는 K뱅크가 카드결제 시장에서 기반을 잡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 보고 일단 지켜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혜택을 찾아다니는 '체리피커'들을 잡아두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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