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대민범죄 5년새 1만4000건…44% 간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군인들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벌인 범죄가 최근 5년새 1만4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44%는 장교, 준·부사관 등 간부의 소행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군사법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군인의 대민범죄는 총 1만4697건이었다. 매달 270건, 하루평균 9건 꼴로 대민범죄가 발생한 셈이다.

군(軍) 별로는 육군이 1만1008건으로 가장 많았고 ▲해군(2344건) ▲공군(883건) ▲국방부(459건) 순이었다. 범죄 유형으로는 폭력이 4313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교통범죄(4251건) ▲성범죄(1581건) ▲절도·강도(1498건) ▲사기·공갈(1069건) ▲도박(73건) ▲방화(11건) ▲살인(10건) 등이 그 뒤를 이은 것으로 집계됐다.

계급별로는 병사의 대민범죄가 76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준·부사관(4684건) ▲장교(1771건) ▲군무원(583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전체 대민범죄의 44%(6455건)는 장교 및 준·부사관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간부가 병사보다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은 군 기강이 바로서지 않았다는 것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범죄처리 현황을 보면 불기소 처리가 8548건으로 과반을 넘는 58%를 기록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군인이 민간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국민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기소율이 절반이 넘는 것은 엄중한 처벌과 기강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