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강남구가 수서동 행복주택 건립에 무조건 반대하던 입장에서 구룡마을로 이전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상당한 입장 변화로 보여 주목된다.
구는 서울시가 44가구의 행복주택을 건립하려는 수서동 727번지 일대는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KTX, 수서~광주 복선전철, 지하철 3호선, 분당선 등 5개 노선의 광역 교통 요충지로 KTX 역세권 개발을 위해 도로 확장이나 교통시설(역사) 또는 수서역 이용객의 휴식공간 등 공공 이용시설 확충이 시급히 필요한 곳이라며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구룡마을 개발계획에 포함시켜 이전 건립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시는 이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가 민선5기 박원순 시장의 임대주택 8만 가구 공약사업 목표 달성에 급급한 나머지 제264회에 서울시의회(행정자치위원회) 정례회에 수서동 727번지 행복주택 건립을 SH공사에서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확정했다며 비판했다.
구는 젊은층, 대학생,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사업의 취지를 공감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호가 1000억원을 상회하는 930여 평의 토지(3.3㎡당 약 1억)에 1가구 당 약 23억 소요되는 행복주택 44가구를 건립하는 것은 토지의 경제적 활용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서울시에 행복주택 건립 철회와 구룡마을 이전을 제안했다.
정한호 주택과장은 “행복주택의 취지를 적극 공감하며 반대할 이유는 없으나 수서동 727번지는 행복주택 44가구 입주민 등 극소수가 차지하기보다는 역세권 개발을 위해 수서역사와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목적으로 토지를 활용하는 것이 토지 효율성과 경제적 논리에도 맞다”며 “행복주택 44가구 건립의 적합한 지역으로는 현재 서울시와 SH공사가 추진 중인 개포동 구룡마을 지역으로 시는 적극적인 이전을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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