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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롯데 신격호 회장의 93세 'Sad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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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 15일은 국내 재계 총수 중 최고령(93세)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생일이었다.

그는 이날 하루의 대부분을 롯데호텔 내 자신의 집무실에서 보냈다. 생일 축하자리를 위해 준비했던 레스토랑 예약도 취소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재계 5위라는 기업을 일군 신 총괄회장이었지만 두 아들간 얼룩진 경영권 분쟁으로 초라한 생일을 보내야만 했다.

[실감현장]롯데 신격호 회장의 93세 'Sad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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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괄회장은 이날 부인 하츠코 여사, 신동부 전 부회장 부부와 호텔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호텔을 방문, 1시간 30여분간 머물렀으나 저녁 축하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딸인 신영자 이사장과 막내 동생 신선호 산사스 사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손자나 증손자 부터도 축하를 받지 못했다.

두 아들은 아버지의 생일을 전후에서도 고령인 아버지의 신병을 둘러싼 쟁탈전을 벌이고 서로의 비리를 들춰내는 폭로전을 수개월째 계속해오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도 "경영권이나 면세점과 관련해 신 전 부회장과 대화할 것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그룹과 형님은 관련이 없지 않냐"고 잘라 말했다.

다만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해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과 그룹 현안에 대한 이야기 외에는 가족들과 대화를 나눌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의 동생을 상대로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공방에 들어갔다.

형은 동생을 권력욕에 눈이 먼 '파렴치한'으로 몰고, 동생은 형을 '무능한 거짓말쟁이'라고 쏘아 붙이고 있다.

승자만이 매출 수십조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쥐게 되는 그들로서는 이번 분쟁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될 만큼 절박한 심정이겠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국민들의 실망감은 깊어만 가고 있다.

'돈 앞에 피도 눈물도 없다'는 야유는 물론이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 하지만 돈 앞에는 아비ㆍ형제도 없다'는 조롱의 말이 롯데家를 향해 끊이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자신들에게 '패륜'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전에, 아버지가 쌓아온 롯데그룹의 명성에 먹칠 하지 않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동주ㆍ동빈 형제는 실타래처럼 엉킨 갈등과 불신의 감정을 풀고 화해해야 할 것이다. 내년 신 총괄회장의 생일상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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