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을 왜 '평화의 섬'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아직은 문명의 때가 덜 묻은 탓인지 시간이 멈춰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곳은 강화도 서북쪽에 있는 또 다른 섬, 교동도다.
교동도의 시간적, 공간적 특별함 때문이다. 교동도는 민간인 통제 구역에 있는 섬이다. 북한 황해도와는 직선거리로 2.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서울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의 직선거리가 2.5㎞다. 북한을 바라보는 교동도 해안가는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1박2일 방송 당시의 교동도와 지금의 교동도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것이라면 교동도가 육지와 다름없는 환경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는 '교동대교'가 개통했다. 과거처럼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그곳을 찾는 게 아니라 승용차를 이용해 교동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교동도 방문을 위해서는 강화도에서 다리를 건너기 전 '해병대 검문소'를 거쳐야 한다.
그곳에 이름과 연락처 등이 담긴 방문신고서를 제출한 뒤 녹색 임시출입증을 지닌 채 교동도를 방문할 수 있다. 외부인은 자정까지 교동도에서 나와야 한다. 과거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졌지만, 그래도 북한을 지척에 둔 교동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교동도에는 '강화도 나들길' 코스도 있다. 대룡시장을 넘어 남산포, 교동읍성, 교동향교, 화개산을 돌아오는 코스다. 교동읍성 부근에는 '연산군' 유배지도 만날 수 있다. 여행의 계절, 가을을 맞아 가족과 교동도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평화로운 공기 한 모금, 교동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그 특별한 단맛을 느껴 보자.
류정민 사회부 차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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