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프로펠러 엔진의 방향을 바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체인 수직 이착륙 수송기 MV22 '오스프리'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91년 6월 사고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추락 등 모두 14건의 사고가 발생해 7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과부 제조기'(Widow Maker)라는 불명예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 17일에도 미국 하와이에서 훈련 중 착륙 실패로 모두 2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프로펠러 엔진의 방향을 바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체라는 뜻인 '틸트 로터'(Tilt Rotor)로도 불리는 오스프리는 헬리콥터와 고정익 항공기의 장점을 딴 기종이다. 미군은 해병대용(MV22)과 공군용(CV22)으로 만들어 전력배치했다. 시속 500㎞ 이상인 데다 항속거리도 1600㎞나 되며, 공중급유를 받으면 이론적으로는 대륙 간 비행도 가능하다. 이때문에 수직 이착륙과 고속 비행이 가능하고 아군의 병력을 적지 깊숙이 침투시키거나 기습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등 혁신적인 군용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 델타포스 요원들이 성공적으로 수행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 재정 책임자 제거작전에도 이 기종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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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전 이후 미군은 특수부대원들의 장거리 침투와 수직이착륙 비행이 가능한 기종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에 따라 벨과 보잉 두 회사가 합작해 만든 시제기가 1989년 첫 비행에 성공했지만,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는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개발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이듬해 9월 의회가 V-22 개발예산을 승인한 덕택에 개발이 다시 이뤄지기 시작했으며 2007년 실전 배치됐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모두 360대를 보유할 이 기종은 첫 비행으로부터 17년이나 지나 양산을 하는 바람에 로터 블레이드(날개) 등의 기술적 문제와 체공 시간이 길어 적에게 쉽게 목표가 되는 등 안전상 등 많은 문제를 가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운용 능력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4.5t 무게의 자재를 매달고 수송하는 경우 항속거리가 목표의 55%에 불과한 데다 무장한 고기동성 다목적 차량 수송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현재 MV22 오스프리 24대를 오키나와(沖繩) 후텐마(普天間) 미군 기지에배치 중이다. 또 미 공군의 CV22 오스프리 10대를 2021년까지 도쿄 인근 요코다(橫田) 기지 등 일본 본토에도 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일본 육상 자위대도 오스프리 17대를 2018년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군도 해병대의 상륙작전 시 오스프리에 자주 탑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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