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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해외 소장 우리 고미술품·한국 추상화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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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오는 31일 홍콩에서 우리나라 미술품 경매가 대거 열린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은 이번 홍콩 경매를 통해 각각 '해외 소장 한국 고미술품', '한국 추상화'를 주제로 우리 미술을 소개한다. 이번 경매에는 18세기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실경' 12폭 그림과 조선 도자기, 단색화를 비롯한 한국 추상화가 주목된다.

제주실경 12폭 중 제주목도성지도

제주실경 12폭 중 제주목도성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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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소장 제주실경·조선 도자기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 서울옥션은 지난 2008년 홍콩경매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고미술품을 선보인다. 이번 홍콩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모두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해외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미술품이 국내로 환수되는 효과는 물론 한국 미술의 가치를 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홍콩경매는 근현대 미술품 78점·95억원, 고미술품 19점·약 30억원으로 총 97
점 125억원(낮은 추정가 기준)으로 구성된다.
고미술품 중에는 사료적 가치가 뛰어난 제주실경 12폭이 추정가 3억~ 5억원에 출품된다. 명월진, 백록담, 별방진, 산방, 서귀진 등 제주 지역 12곳의 지도가 그려져 있다. 또한 제주도의 관아 건물, 군사 시설, 지형, 풍물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제주도 역사 연구에도 큰 가치가 있는 유물로 여겨진다. 이 작품은 현재 보물 제652-6호로 지정돼 국립제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탐라순력도' 보다 사이즈가 크고, 백록담, 영곡 등 2개 지역이 더 포함돼 있다. 글씨체를 비교해 볼 때 '탐라순력도'가 제작된 18세기 초보다 앞선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도자기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는 추정가 9억8000만~14억원으로 고가의 작품이다. 1939년 고미술품 판매업체 문명상회의 주인이었던 이희섭이 조선총독부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 한국 고미술 전람회에 출품됐던 유물이기도 하다. 문명상회가 일본으로 반출한 문화재는 전람회에 진열한 것만도 1만4516점으로 파악되며, 이외에도 수많은 고미술품을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도자기는 전람회 당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옥션은 이들 고미술품을 비롯한 홍콩경매 출품작들을 오는 24일까지 서울 평창동 본사에서 먼저 전시한 뒤 홍콩 현지에서는 30일부터 프리뷰를 개최한다. 경매는 31일 오후 6시 프리뷰가 열리는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된다.
박수근 '목련'

박수근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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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넘어 외연 넓히기 = K옥션 홍콩경매에선 단색화 외에도 김환기, 박수근 등 국민화가들의 작품과 함께 다양한 한국 추상화가 소개된다. 최근까지 단색화에 집중된 미술계의 관심을 다양한 우리 근현대미술로 넓히겠다는 목표다.

김환기, 박수근의 작품을 대표작으로 전면 내세우고, 폭넓은 스펙트럼의 단색화 작품과 한국의 대표 추상 및 구상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한다.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윤형근 등 단색화 화가들의 80호 이상 대작 13점을 중심으로 추상작가들의 작품 60여점과 대표적인 구상작가들의 작품 10점 그리고 해외 작품 11점 등 총 90여점으로 구성된다. 출품된 작품들의 평균 추정가는 약 120억원 규모다.

박수근의 작품 '목련'은 만개한 백목련이 화면에 가득하다. 둥치는 생략한 채, 탐스러운 꽃송이만 무성하게 표현했다. 소박하면서도 건강함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박수근의 전형적인 특징과 한국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의 1969년 작품 '무제'는 전통예술과 새로운 현대미술의 흐름을 생생하게 접하며 탄생시킨 뉴욕 시대 작품이다. 점과 선만의 완전한 추상으로 화면 가득 푸른색을 띠고 있다. 김환기가 그리워한 고국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박서보, 정상화 등 단색화 화가들의 작품과 함께 한국 추상작품들도 대거 쏟아진다. 평생을 수행하듯이 흰색 그림만 그린 이동엽(1946~2013)의 'Space-Circulation',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장을 넓힌 화가로 평가 받는 동시에 불교적 상징 세계를 도입함으로써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하인두(1930∼1989)의 작품 등이다. 정창섭(1927~2011)의 작품 '묵고 No. 91999'는 1990년대 등장한 작가의 대표시리즈 작품으로, 닥종이로 이뤄진 엄격한 면 분할과 마티에르로 미묘한 울림을 전달한다.

경매에 앞서 서울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오는 24일까지 프리뷰가 열리며, 28일부터는 홍콩 르네상스 하버뷰 호텔 메자닌층에서 전시가 개최된다. 경매는 오는 31일 오후 1시 그랜드 하얏트 홍콩 11층 The Pool House에서 진행된다.이번 홍콩경매와 같은 시기에 프리뷰가 예정돼 있던 국내 여름경매는 일정기간 연기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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