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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영업이익은 왜 애플의 절반도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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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조세회피 등 이익만 추구하는 애플, 채용·투자 등 모래주머니 짊어진 삼성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애플이 올 1~3월 순이익 136억 달러(원화 기준 약 14조5500억원)를 기록해 역대 같은 기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6100만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5조9000억원(잠정실적 기준)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8200만대 전후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애플 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반도체, TV 등 세계 1등 품목을 다수 보유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글로벌 IT 전자 시장에서 무제한급의 세계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헤비급에 준하는 실력을 갖췄지만 실제 체급은 다르다.

애플은 제조업체지만 제조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몸집을 가볍게 만들었고 삼성전자는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직접 생산을 하며 무거운 몸집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지워진 '제조'라는 모래주머니=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외 임직원 수(정직원 기준)는 총 3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애플의 임직원 수는 약 8만명 수준이다. 주요 IT 기업 전체 임직원 수를 보면 더 큰 차이가 난다. 구글은 5만여명, 마이크로소프트는 9만여명, 소니 역시 10만여명 수준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의 임직원 수를 모두 더해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IT 기업 대부분이 제조부문을 중국 등 인건비가 싼 곳에 아웃소싱을 통해 맡겼지만 삼성전자는 직접 제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아웃소싱 대신 직접 제조를 선택한 삼성전자는 매년 20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국내외 시설 투자비는 23조40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아웃소싱 동향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스스로 모래주머니를 다리에 채워 놓고 있는 셈이다.

애플이 스마트폰, 노트북 등 주력 제품 위주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삼성전자는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거의 전 영역에 걸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관련 사업에 대한 규제도 많지만 인력 채용이나 시설 투자 등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 지역에 미치는 사업의 후방 효과는 방대하다.

◆두 다리에 채운 모래주머니 들고 뛰는 삼성, 애플은 조세회피 지역까지 동원= 삼성전자에 지워진 모래주머니는 채용과 투자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국내에 납부한 세금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생산기지로 삼고 있는 베트남에선 지난해 1억5000만 달러의 세금을 납부했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의 투자가 집중되며 일부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세수 기여도는 베트남 현지 기업들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반면 애플은 조세 회피 지역까지 동원하며 세금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애플은 아일랜드의 외국인투자자 특혜제도를 이용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 미국과 아일랜드의 세법 차이를 이용한 것이다.

애플은 법인등기를 한 곳이 조세주소지가 되는 미국세법과 조세주소지 없이 법인 등기를 할 수 있는 아일랜드 세법의 차이를 이용했다. 애플은 미국에 법인등기를 하지 않고 아일랜드에 법인 등기를 한 것이다.

애플은 1980년 아일랜드에서 애플오퍼레이션즈 인터내셔널(AOI) 등 자회사 3개에 대해 법인등록을 하고 2006년에는 무한책임회사로 신고했다. 아일랜드 세법에 따르면 무한책임회사는 연간세금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조세 주소지 면제조항을 활용한 애플은 최근 3년 동안 740억 달러의 해외 수익 가운데 2% 만을 세금으로 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전 계열사들은 모래주머니를 떼어내기 보다는 체력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모래주머니를 달고도 잘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규모 아웃소싱 대신 직접 제조를 선택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가까운 미래에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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