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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9호선을 '지옥철'로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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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실패-이윤추구 위해 1편성당4량 운행시스템 도입한 민간투자자, 적기 차량 못 늘린 서울시, 예산 싸움한 정부 등 책임 지적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9호선 지연운행. 사진=트위터 캡처

9호선 지연운행.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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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황금라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이 28일 오전 개통된다. 그런데 '잔칫날'인 서울시는 물론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표정이 복잡하다.

빠르게 강남에 진입하는 수단이 생겼지만 출퇴근시간 혼잡이 극에 달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같은 어색한 상황이 발생한 이유로는 우선 초기 수요 예측을 잘못한 데다 이윤 추구를 위해 1편성당 4량이라는 초미니 차량을 운영하도록 한 민간투자자 측이 근본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또 서울시와 정부의 무책임한 뒷북 행정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편성당 4량밖에 안 되는 9호선의 독특한 운행 시스템은 최악의 혼잡률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의 다른 지하철 노선에서는 1편성에 차량 8~10대를 연결시킨다. 그런데 9호선만큼은 4량만이 연결돼 오가고 있다. 민간자본이 투자해 완성된 서울메트로9호선은 2009년 7월 개통 당시부터 운영비와 초기 투자비 절감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1편성당 차량 수를 4대로 묶어 시작했다. 이에 9호선 편성당 승객 운송 가능인원은 설계상 640명에 불과하다. 지하철1~8호선의 1280~1600명에 비해 현저히 적다.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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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4량 1편성 운행방식은 2013년 시가 운영권을 회수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많은 승객을 실어나를 수 없으니 혼잡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메트로9호선 관계자는 "설계 당시 예측 수요를 감안해 4량 운행을 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라며 "역사 등 시설기준으로 보면 최대 6량까지 늘려 편성할 수 있지만 차량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는 2011년 전동차를 48대 추가 도입해 급행을 편성하고 전체 운행 편수를 늘렸지만 혼잡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되레 근본적인 원인인 1편성당 4량뿐인 차량 수를 늘리지 않은 채 '최후의카드'를 써버리면서 2단계 연장 구간에 따라 예상되는 승객 증가에 대처할 방법을 사실상 없애버렸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단 내년에 70대의 차량을 늘리고 이후 80대 가량을 더 늘릴 계획이며 급행부터 8량으로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통수단의 경우 수요예측보다 실제 승객이 적은 경우가 부지기수였지만 지하철 9호선은 반대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정부는 2005년 9호선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지하철 9호선의 하루 평균 승객 수를 24만~31만여명으로 예측하고 도입 전동차 물량을 198량으로(1단계 개통시 96량)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개통 후 실제 승객은 이보다 16~37% 많은 38만4000여명(지난해 기준)이었다. 그럼에도 늘어난 승객을 수용할 차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정부와 서울시 등의 합동 수요예측 실패와 함께 적기에 구매조치를 하지 않은 당국의 책임이라는 지적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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