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향후 물가 상ㆍ하방 리스크 혼재"

한은, 인플레이션보고서 발간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국은행이 향후 물가경로에 상방 리스크와 하방 리스크가 혼재하고 있다는 평가를 담은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통해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추가 하락, 내수경기 부진 장기화 등의 하방 리스크와 농축산물 가격 불안 등의 상방 리스크가 혼재돼 있다"고 밝혔다.

물가에 대한 전망은 통화정책과 연결된다. 물가 상승압력이 낮으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7월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는 "전체적으로 하방리스크가 우세하다"고 평가했고 8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한은이 이번에 상방리스크로 꼽은 것은 OPEC의 감산 결정 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전환과 기상여건 악화 및 가축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농축산물가격 급등 가능성
등이다. 반면 OPEC 감산협의 지연,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으로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하고 내수경기 부진에 따라 수요면에서의 하방압력이 확대되는 것 등은 하방리스크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연평균 기준) 1.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간별로는 상반기 1.2%에서 하반기 2.5%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중 물가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근원인플레이션은 농산물ㆍ석유류 제외지수 및 식료품ㆍ에너지 제외지수가 각각 2.6%로 예상된다.

한은은 또 이번 보고서에서 향후 물가여건에 대해 "수요 측면에서의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측면에서는 국제유가의 큰 폭 하락이 저인플레이션 지속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요측 여건을 보면 GDP갭률이 지난해 4분기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마이너스를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마이너스 폭이 축소되고 명목임금 오름세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측 여건을 살펴보면 국제유가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공공요금은 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인상압력이 제한될 전망이다. 농산물가격은 재배면적 축소 등으로 전환하겠으며 축산물가격도 사육두수 감소로 한육우 가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은은 통화정책의 운영 방향으로 "지난해 하반기중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 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도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과정에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계대출의 증가세 확대 등 국내외 위험요인의 전개상황과 이에 따른 금융ㆍ경제 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할 방침이다. 또한 한은은 통화정책의 완화기조 장기화가 금융 불균형 심화,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유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