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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택 전 우크라대사 "남북 정상회담, 북한의 대화 필요성 인식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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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남북 정상회담은 우리가 북한의 전제조건을 수용하느냐보다는 북한이 대화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느끼느냐에 달려있는 만큼 북한이 내건 전제조건에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근택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한국외교협회가 발간하는 '외교광장'에 최근 기고한 '김정은 신년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라는 글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1월 1일 조선중앙 TV가 방영한 육성 신년사에서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다"면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강 전 대사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으로서도 나름대로 그 필요성과 당위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 정부는 구체적인 목표와 치밀한 전략을 세워 북측과 정상회담 문제를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북한이 몇 가지 전제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이에 크게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남북대화 시에도 북측은 그들이 말하는 소위 '분위기 조성론'을 제기하고 수시 우리 측을 압박했는데 우리 측이 전제조건을 충족시켜 주지않았는데도 대화는 지속되었고 큰 성과를 이룬 회담도 적지 않았다는 게 강 전 대사의 주장이다.
결국 대화의 성패는 북한의 전제조건 요구 수용여부에 달려있기 보다는 북한이 대화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냐는 데 달려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강 전대사는 "1980년대 말 우리의 북방정책이 주효해 한국과 동구권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수교가 이어질 즈음 남북 간 총리회담이 시작됐다"고 예를 들고 "상당기간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한·소 수교와 한·중 관계개선이이루어지자 회담이 급속도로 진전되고 마침내 남북 기본합의서와 3개 부속합의서가 타결되는 성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강 전 대사는 "역설적이지만 북한의 국제적 고립상황은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시켜주는 요인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지금 북한이 당면한 국제적 고립상황은 1980년대 말 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이며, 모든 상황이 김정은 개인을 향하여 집중되어 오는 형국이기 때문에 그로서도 이 상황을 벗어나야만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강 전 대사는 김정은이 정상회담 카드를 꺼낸 이유에 대해 "북한이 처한 국제적 고립과 이로 인한 여파가 부메랑이 되어 김정은 자신에게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즉 북한 인권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제로 채택돼 튼 타격을 입게 된 데다 소니 픽쳐스가 만든 영화 '더 인터뷰'의 불법복제가 중국내에서 활발해져 지고 있어 북한 내에 유포되는 경우 김정은의 권력 기반체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는 경우 김정은으로서는 대내적으로 젊은 지도자로서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대외적으로도 실추된 자신의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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