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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덕 티시스 대표, 시각장애인에 모바일 소리책 무료제공 "기업이 잘하는 것 기부해야 오래 간다"

강태덕 티시스 대표

강태덕 티시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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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할 수 있는 역량 내에서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걸 찾는 것이 진정한 사회공헌입니다."
3일 서울 중구 티시스 본사에서 만난 강태덕 대표(사진)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태광그룹의 IT 계열사인 티시스는 4일 '제88주년 한글점자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소리책'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스마트 기기 사용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보편화됐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앱은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에 티시스는 회사의 강점인 정보기술을 활용해 시각장애인들이 모바일 앱을 사용할 때 차별받지 않도록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에 주력했다. 앱 개발 비용 1억원은 태광 일주재단에서 후원했다.
실제 이 앱을 설치하면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내 점자도서관에 갖춰진 녹음도서 2만3000여권을 스마트폰으로 들을 수 있다. 성우의 말하는 속도는 취향에 따라 최대 2배속까지 빠르게 설정이 가능하다. 특히 시각장애인 앱 중 최초로 음성 검색 기능을 탑재해 타자를 쳐서 소리책을 검색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이는 새로운 방식의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IT 회사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기업의 사회공헌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 그는 '왕희지 부채론'을 꺼냈다.

중국 고사에 따르면 서성(書聖)으로 불리는 왕희지는 어느 날 길에서 부채를 파는 노파를 보았다. 하루 종일 부채를 팔지 못한 노파를 불쌍히 여긴 왕희지는 부채들에 몇 글자를 써넣었고 이 부채들은 10배가 넘는 가격에 금세 팔려 동이 났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왕희지 입장에서는 부채에 몇 글자 적어 넣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일이지만 노파 입장에서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사회공헌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움을 주는 것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돈을 기부하는 것은 큰 회사라면 쉽게 할 수 있지만 모든 기업이 쉽게 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책임이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티시스는 지난 3월 데스크톱 개인용 컴퓨터(PC) 50대를 필리핀 이주여성 모임인 'The 601 habit'을 통해 필리핀 각급 학교에 보낸 바 있다. 이는 5월 필리핀 최대 언론사인 ABS-CBN 방송 등에 주요 기사로 크게 보도되며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태광그룹은 이를 계기로 PC지원을 국내외 여러 단체로 적극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강 대표는 "IT 기업이기 때문에 고사양 PC를 사용하는데 4~5년이 지나면 PC를 교체해야 한다"면서 "IT 전문가들에게는 노후한 PC지만 필리핀 학생들에게는 고사양의 컴퓨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이상 지난 시점에서 필리핀 언론에 알려진 이유는 회사 직원들이 현지에 간 것이 아니라 운송회사를 통해 PC를 보내 그 흔한 기념 촬영 한 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어 강 대표는 "'숲의 열매는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 태광그룹의 창업 이념"이라며 "단순하게 얼마를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사업의 본질과 도움을 받는 이들의 필요성을 명확히 이해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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