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유럽 시장서 1~8월 누적 한국차 점유율 '감소', 일본차 '확대'…원고·엔저 우려, 현실화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국내 완성차업계의 '저환율 공포'가 글로벌 경쟁업체인 일본 브랜드들과의 점유율 격차로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빅3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는 점유율이 확대된 반면,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해당 시장 점유율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8월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0.1%p 감소한 9.0%의 판매 비중(점유율)을 기록했고,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각각 0.2%p, 0.1%p 감소한 8.1%, 6.0%의 판매 비중을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미국, 유럽시장 판매대수는 각각 111만9893대, 90만5837대, 51만7194대로 집계됐다.
반면 일본 브랜드들은 빅3 시장에서 모두 점유율을 확대했다. 지난 1~8월 중국, 미국, 유럽시장에서 도요타, 닛산, 스즈키, 마쯔다, 혼다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p, 0.7%p, 0.3%p 증가한 15.1%, 38.1%, 12.2%의 점유율을 보였다. 총 판매대수는 중국 466만6265대, 미국 423만7703대, 유럽 105만7777대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해 1~8월 1108.69원이었던 원ㆍ달러 평균 환율은 올해 1~8월 1042.26원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원ㆍ달러 환율 하락률 5.99%를 감안할 경우 올해 3만8000달러인 미국시장에서의 신형 제네시스를 지난해에는 3만5723달러에 공급할 수 있게 되는 셈이어서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하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엔ㆍ달러 환율은 13.19% 올랐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산업조사팀장은 "원고보다 엔저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빅3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은 달러 표시 자동차 가격을 내리기도 하고, 특히 현지 딜러 인센티브 등 판매 인센티브를 크게 높이는 전략으로 엔저로 인해 여유가 생긴 가격효과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상대적으로 현대기아차의 경우 각 (글로벌) 시장별 평가가 좋다보니 생산능력이 거의 100%에 와 있다"며 "(현대기아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에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일본 브랜드들의 신차효과 등이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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