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시켜줄게" 희망고문 뒤 성희롱…25세 女직원 해고 한 달만에 자살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국내 굴지의 경제단체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20대 여성이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말을 믿고 일하다 해고된 뒤 한 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2012년 9월 국내 4대 경제단체 중 한 곳의 인재교육본부 인턴(업무보조) 사원으로 입사한 뒤 1년만에 계약이 종료됐으나 단체측에서 정규직 전환을 약속해 재계약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A씨는 조금만 참으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 갖은 어려움을 견디고 또 견뎌냈다. 직장에서 성희롱 등이 발생해 직언을 했다가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의 정규직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8월 재계약이 종료됐다.
어머니(52)와 단 둘이 살던 A씨는 자살하면서 유서 3장을 남겼다. 한 장에는 어머니에게 '미안하다'고 남겼고, 나머지에는 상사와 기업 대표들로부터 성희롱과 스토킹 등을 당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유서에는 "회식자리에서 아버지뻘 되는 기업체 대표가 몸을 더듬거나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성희롱 발언을 하고, 노래방을 가자고 손목을 잡아 끌었다"는 등의 내용이 있다.
또한 A씨는 유서에서 "최선을 다하면 어느 정도는 살 수 있겠지. 하지만 내 나이 스물다섯에 너무 큰 착각? 오해?"라면서 "내가 꽤 긴 시간, 2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정을 쏟고 기대하고 미래를 그려나갔던 그 경험들이 날 배신하는 순간, 나는 그 동안 겨우 참아왔던 내 에너지들이 모조리 산산조각 나는 것 같더라…내가 순진한 걸까?"라고 절규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내용 등을 토대로 직장 내 성희롱과 성적발언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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