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분당 "재건축까지 못기다려" vs 개포 "용적률이 관건"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호가가 1억원 정도 올랐는데 사겠다는 사람은 계속 있네요."
지난 주말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H중개업소에는 이른 오전부터 전화벨이 연신 울렸다. 걸려오는 전화의 대부분은 현재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한신아파트에 대한 매수 문의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 추진위 단계며 조합설립 동의서를 걷는 중이다. 최근에는 경쟁 입찰을 거쳐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를 건축설계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잠원한신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는 "이미 동의율은 70% 정도로 조합설립을 위한 기준은 넘었으나 차후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리모델링 행위허가 요건인 동의율 80%를 목표로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며 "연내 조합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위허가란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받는 절차로 재건축의 사업시행인가와 비슷하다.
수도권 1기 신도시 첫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솔주공5단지는 이미 조합이 설립된 상태로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로 확정됐다.
현재 '한솔주공5단지' 전용면적 74㎡의 경우는 매매가가 3억5000만~3억7000만원, 101㎡는 4억7000만원으로 두달 새 2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용적률이 낮은 서울 서초구 개포동 대치2단지와 대청아파트의 입주민들은 고민이 커졌다. 용적률 상한이 늘어났어도 250%에 그치는 데다 개인분담금에 대한 부담이 큰 한편 재건축을 하기에는 현재 용적률이 170%로 높은 편이어서다.
대청아파트 리모델링반대추진위원회 회원인 정모씨(43)는 "리모델링이든 재건축이든 용적률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데 170%는 뭘 해도 수익성이 애매한 수치"라며 "그래도 통상 200% 밑이면 재건축이 유리한 데다 기존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분담금에 대해 말이 많았던 터라 차라리 10년 기다렸다 재건축을 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동 D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청아파트의 경우 56㎡형(17평) 시세는 4억3000만원 선, 85㎡ 역시 6억3000만원으로 올해 초 그대로 멈춰있다"며 "대치2단지 역시 대청보다 사정은 조금 낫지만 전용 49㎡ 기준으로 5억원대에 머물러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 문의는 올해 초에 비해 많이 줄었고 실수요 위주로 거래가 간간이 이루어지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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