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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기름장사' 발상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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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들어오는 미국산 非정제유, 추석때 여수 정제공장 입항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미국산 비정제유 '콘덴세이트(초경질유)'가 이르면 추석 연휴 기간에 국내로 들어온다. 미국 정부가 지난 6월 콘덴세이트 수출을 39년만에 허용한 데 따른 것으로 총 40만배럴, 금액으로는 4000만달러 규모다.

4일 유화업계 등에 따르면 콘덴세이트를 실은 오일탱커가 출항 40여일만인 9월 중순 국내에 도착한다. 지난 7월 GS칼텍스가 경쟁입찰을 통해 손에 쥔 물량으로 미국 정유사 '엔터프라이즈 프러덕츠 파트너스'가 생산한 텍사스산 비정제유다. 국내 도착 즉시 GS칼텍스의 최대 석유 정제 공장이 위치한 여수로 직행할 예정으로 품질 검사를 마치면 본격적인 정제 작업에 들어간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휘발성 액체탄화수소로 정제를 거치면 원유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고 파라자일렌(PX), 혼합자일렌(MX) 등도 확보할 수 있다. 휘발유 생산은 10% 정도로 이번 수입량으로 따지면 4만배럴, NF소나타(연료탱크 용량 70ℓ)를 9080대 주유할 수 있는 양이다.

그동안 국내에 수입된 콘덴세이트는 카타르 등 중동산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 에너지업체들이 휘발유, 디젤 등 정제된 연료를 수출하는 것은 자유로웠지만 정제되지 않은 원유를 수출하는 것은 40년간 법으로 금지돼 있었다. 하지만 미국 상무부는 최근 정제되지 않아 원유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초경질유 수출을 일부 업체에 허용했고 이를 계기로 국내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GS칼텍스는 경쟁입찰을 통해 일본 미쓰이상사 등이 확보한 물량 중 일부를 재입찰을 통해 구매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도 재판매 입찰에 참여했지만 가격 요인 등을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업계에서는 미국산 콘덴세이트의 경제성을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들어오는 40만배럴도 GS칼텍스의 하루 평균 원유 정제량 77만배럴과 비교하면 소량에 불과하다. 여기에 주거래 물량인 중동산보다 구입비는 저렴한 반면 운송비가 2배가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수입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에서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 원유 수입처를 여러 곳으로 늘릴 경우 정세가 불안한 중동 외 다른 곳에서도 수급이 가능해져서다. 여기에 미국산 원유의 정제 비용은 황 포함률이 높은 중동산보다 낫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앞선 2분기 GS칼텍스가 중동산 콘덴세이트의 높은 가격을 이유로 수입을 중단한 것도 수입처 다변화 움직임을 가속화했다. 지난해 매월 200만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수입했지만 가격 상승으로 올해 1분기 수입량은 월간 100만배럴로 줄였고 4월부터는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

이렇다보니 다른 업체들도 콘덴세이트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용 정제설비인 '콘덴세이트 스플리터'를 늘리는 게 대표적으로 SK인천석유화학은 7월말 인천에 하루 10만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정제할 수 있는 PX 공장을 증설했고 삼성토탈은 충남 대산공장에 하루 15만배럴을 정제할 수 있는 스플리터를 갖췄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롯데케미칼과 함께 합작법인 '현대케미칼'을 설립, 대산에 하루 14만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정제할 수 있는 정제 공장과 MX 제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콘덴세이트에 대한 정제비와 운송비 등 다양한 변수 등을 감안하면 지금으로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단정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만 다양한 수입처를 확보해 수급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칼텍스의 여수 공장 전경 /

GS칼텍스의 여수 공장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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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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