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생물의 경우 환경 악화에 따라 생기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생체 내에서 생명유지에 필수 원소인 산소 (O2)가 반응성이 높은 활성산소로 변한다. 이들 활성산소는 강한 산화력을 가지고 있어 세포막분해, 단백질분해, DNA 합성 억제 등 생체 내에서 심각한 생리적인 장해를 일으키게 되며 심할 경우에는 생명을 잃는다. 생물들은 활성산소의 독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일련의 산화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 진화과정을 거쳐 현재까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온 것으로 추측된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이나 소콜로바가 이끄는 연구팀은 카드뮴과 온도가 굴의 대사과정에 영향을 주는 기전에 대해 연구했는데 이 두 가지 스트레스 요인이 결합해 굴의 미토콘드리아에서의 대사 효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카드뮴은 내식성이 강해 통신기계와 같은 정밀기기의 도금, 선박이나 클리닝기계 등의 방청제로 많이 이용되고 또한 구리, 은, 그 밖의 금속과 함께 합금으로도 이용되며 회전축합금, 은납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강 하구에서도 많이 발견되는 흔한 오염물질이다.
그러나 특정 지역 (사고발생지역이나 투기지역 등)을 제외하고는 이들의 농도는 단지 수 ppb(part per billion, 십억 분의 1에 해당) 정도이며 수생생물을 위협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도라는 스트레스 요인과 결합하여 생리적인 장해를 일으킨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여러 가지 환경변화 요인 중 중금속과 온도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환경 스트레스를 축소시켜 이들 요인이 굴에서의 환경적, 세포적, 생화학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카드뮴이 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ATP를 생산하는 대사주기(metabolic cycle)의 효율성을 감소시킴으로써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아냈고 온도가 섭씨 30도에 근접하거나 초과했을 때 더욱 감소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의 분자생물학 연구실에서도 바다 송사리, 담치, 감태를 이용하여 중금속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지구환경변화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는 해양생물들의 현상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옥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특성연구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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