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강원랜드의 방만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이 밝힌 국감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2009년 이후 지금까지 1300억원이 넘는 출자금을 투자했는데도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상동테마파크, 스위치백리조트 등 3개 자회사에서 305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원랜드가 폐광지역 지원을 위해 설립한 대체법인 문경레저타운, 블렉벨리컨트리클럽, 동강시스타, 대천리조트, 바리오화순 등 5개사들도 지난해에만 1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동강시스타와 대천리조트는 지난해 각각 97억원, 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실적이 저조했다. 부채총액도 각각 418억원, 392억원으로 지극히 취약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강원랜드가 투자하는 곳 마다 적자를 내고 있다"면서 "카지노로 벌어들인 막대한 돈만 믿고 너무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며 투자사업의 선정절차와 투자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강원랜드는 문을 닫은 테마파크 자리에 16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워터파크를 짓는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라클월드 등 가상체험 시설을 포함한 이 테마파크는 운영 적자에 허덕이다 총 908억원의 막대한 손실만을 남긴 채 지난 2008년 12월에 운영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현재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사업들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며 "지역 연계 사업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나온 결과물을 바탕으로 지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리조트업체인 강원랜드의 해외자원개발 진출 의혹도 제기됐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3월 29일 주주총회에서 정관 목적에 '해외투자사업' 조항을 삽입했다. 주총 전인 2월 28일 108차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해외자원개발사업 및 부대사업'을 '해외투자사업'으로 수정해서 의결한 것.
하지만 명칭만 바꿨을 뿐 이는 해외자원개발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로, 정관개정의 당초 목적인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사실상 승인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위험성이 크고, 성공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에 자원개발에 전문성이 없는 강원랜드가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도박'에 가까운 행위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1일 국감에서 "강원랜드가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직접적으로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원랜드는 그동안 비리백화점의 온상으로 지적돼 왔다. 상습 해외 원정도박과 금품수수, 여직원 성폭행 등으로 인해 해임(면직 포함) 11명, 정직 15명, 감봉 15명 등 최근 1년여 동안 모두 69명이 징계를 받았다. 또 최근 3년간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기관 중 성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으로도 나타났다. 여기에 방만 경영과 비효울 사업 운영 등으로 인해 강원랜드는 총체적 부실이라는 난국에 빠진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비전문가 낙하산 중단은 물론, 강원랜드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덕만 한국교통대 교수는 "강원랜드와 같은 공기업의 방만 경영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점점 더 도를 넘고 있다"며 "이런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의 배경에는 낙하산 공공기관장에 따른 악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적인 배경 외에 조직의 슬림화는 물론, 경영진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강원랜드 스스로 쇄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결국 존폐의 기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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