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젠칭(姜建淸) 공상은행 회장 "부실대출 증가는 불가피"=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장젠칭 회장은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비율 상승을 시인했다. 장 회장은 20일(현지시간)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은행권의 부실대출비율 상승은 불가피한 일이 돼 버렸고, 정부가 금융시장에서 정부 보다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이 떨어지는 은행 몇 곳이 업계에서 퇴출될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부실대출비율이 1~2%, 또는 그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유독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증가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면서 "중국 은행들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공상은행의 경우 부실대출비율이 0.91%에 불과하다"면서 "은행업계가 전반적으로 중소기업 및 가계 대출을 늘리고 있는 추세여서 이 비율이 점점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중국은행관리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7~9월) 은행권 부실대출 규모는 전 분기 대비 241억위안 늘어난 5630억위안(약 99조원)을 기록했다. 2005년 4분기 이후 8년 만에 분기 증가폭이 최대를 기록했다. 부실대출비율은 전 분기대비 0.01%포인트 오른 0.97%로 집계됐다.
◆금융전문가 팡싱하이(方星海) "中 중소은행, 뱅크런·파산 가능성 커"=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와 상하이(上海)시 금융서비스판공실 주임을 역임한 중국의 대표적인 금융전문가 팡싱하이(方星海) 중앙재경영도 소조 판공실 순시원(巡視員·감찰직)은 중국 중소은행들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팡 순시원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내년까지 적어도 1~2개 중소은행들이 뱅크런을 경험하거나 파산하게 될 것"이라면서 "가능성은 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중소은행 가운데 80%가 유동성 조달을 은행 간 단기대출 시장과 자산관리상품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들은 심각한 유동성 압력을 견뎌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금융시장에서는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신용증가를 억제하려는 인민은행의 노력으로 최근 은행 간 대출금리인 7일물 레포금리가 5%대로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금리는 5.4%를 기록, 최근 한 달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팡 순시원은 "일부 중소은행의 원활하지 못한 자금흐름은 업계 전반에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를 일으켜 그림자금융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중국 은행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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