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과도한 비중', LG '낮은 점유율' 고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놓고 서로 다른 고민에 빠졌다.
삼성은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반대로 LG는 스마트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한쪽은 출구전략을, 다른 한쪽은 과감한 투자전략을 펼치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양측 다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전체 영업이익 10조1600억원 중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9%에 이르렀다. 매출 비중도 61.9%로 60%를 웃돌았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후발주자인 LG는 삼성과 반대의 고민에 빠졌다. 스마트폰사업을 키우기 위해 야심차게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올 3분기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 부문에서 797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지난해 3분기 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흑자를 지속하다 4분기 만에 또 적자가 난 것이다. 전략 스마트폰인 G2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을 대거 집행한 데다 업체 간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3분기 실적설명회(IR)에서 올 4분기에도 휴대폰 부문에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0%는 넘어야 안정적인 이윤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LG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5.2%로 3위를 기록했다.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10%를 넘기며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위인 삼성전자(32.6%)와는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LG전자는 당분간 수익성보다는 외형 성장에 치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4분기에는 G2 효과가 나타나며 스마트폰 부문에서 다시 흑자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상반된 행보를 눈여겨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가장 큰 고민은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이는 것인 반면 LG의 고민은 스마트폰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단계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순간의 선택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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