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하반기에 추진할 핵심정책 과제의 첫머리에 '3%대 성장 회복'을 올려놓았다. 적극적인 거시정책과 내수ㆍ수출 여건의 개선을 통해 경제 회복세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보다 0.4%포인트 높은 2.7%로 잡았다. 문제는 정부가 내세운 '상저하고(上低下高)' 성장률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 현실은 더 어려워졌으나 정책은 빈곤하다.
정부는 하반기를 전망하면서 '경제 회복 조짐이 있으나 불투명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물에 물 탄 듯한 현실 진단이다. 글로벌 경제는 버냉키 쇼크에 중국경제의 불안이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유럽 경제의 회복은 요원하고, 아베노믹스로 살아나는 듯했던 일본경제도 다시 주저앉고 있다. 우리도 투자 부진은 물론 이달 들어 수출까지 붉은 등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뾰족한 정책 수단 없이 성장세를 회복하겠다고 정부는 공언한다.
세계경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책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럴수록 정부는 긴장감을 높여 시의성 있고 효율적인 정책을 찾아내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기업 투자만 해도 경제부총리가 경제단체장을 만나 호소하는 식으로 풀리겠는가. 과감하며 창의적인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마련, 저성장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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