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미술주간..홍콩컨템포러리 개막
구혜선 홍콩서 그림 첫 선
갤러리 아이, 갤러리 마크, 청작화랑 등 국내 갤러리 19곳이 참가했으며, 중국에서는 BM아트스페이스, K갤러리 등이 , 나머지 국가로는 인도, 일본, 캐나다, 홍콩, 영국, 프랑스에서 각양각색의 작품을 소개했다. 24일 오후 7시께 오프닝을 시작으로 열린 이 행사는 오는 27일까지 오후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된다.
이번 페어는 호텔 15층 한개 층을 모두 빌려 총 40여곳의 객실을 갤러리들의 부스로 활용하고 있다. 문은명 홍콩컨템포러리 매니저(여 46)가 그의 홍콩인 남편 로저린과 협동해 기획하고 준비했다. 로저린(Roger Lin)은 이 행사의 디렉터다. 특히 이번 페어에서는 단순히 그림판매 뿐 아니라 '기부'와 연계된 프로그램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행사장 내 한 객실은 재활용 미술품들로만 가득하다. 달걀껍질을 활용해 아기자기한 초를 만들고, 천조각으로 조명 갓이 탄생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인 세인트 제임스 세틀먼트(St James Settlement)의 신체부자유자 회원들이 만든 작가들과 협동해 만든 미술상품들이다. 더욱이 이번 행사 입장료 50%는 모두 세인트 제임스 세틀먼트에 기부된다.
전체 출품작품의 가격대는 수십만원대에서 최고가 1300만원대로 중저가가 대다수다. 따라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한국 화랑인 '어바웃아트 갤러리'가 전시하고 있는 객실에는 일본 작가들의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조각품이 선보였다. 지난 대구아트페어를 방문한 일본작가들이 이 갤러리와 인연을 맺게 됐고, 이번에 홍콩에서 함께 작품을 출품하게 된 것이다. 손정화 어바웃아트 대표는 "젊은 작가들이 외국에서 자기작품을 소개해보는 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갤러리나무'에서는 박종경 작가의 '싸이 얼굴' 그림을 선보였다. 아이스크림 나무스틱에 색을 입히고 이를 빼곡히 박아 완성하는 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한류 스타 '싸이'가 말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출품가는 800만원대다. '갤러리 아이' 객실에 비치된 최은동 작가의 조각품 '아스트로보이(아톰)'은 600만원대에 홍콩 컬렉터에게 팔렸다.이외에도 홍콩 화랑인 '아트 익스피어리언스 갤러리'는 대만작가 쉬융춘(Shih Yung Chun)의 '동물병원'이란 유화그림을 선보였다. 이 그림은 오프닝 당일 1230만원대에 판매됐다. 가장 최고가로 출품된 작품이다. 쉬융춘은 인간과 가장 친밀한 동물인 '개'와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그린다.
특별전시로는 한국배우 구혜선과 홍콩 재력가의 딸 지지차오의 작품이 객실 한 곳씩 소개됐다. 최근 화가로 나선 구혜선은 지난해 이 페어의 특별전으로 참여한 하정우에 이어 선정된 '연예인 화가'다. 오프닝 당일 홍콩 기자단 50여명은 구혜선을 취재하고자 열기가 대단했다. 얼굴, 물고기, 누드 등을 소재로 한 추상 작품을 선보인 구혜선은 "어릴적 영웅본색이나 중경삼림 같은 홍콩영화를 보면서 자라왔으며, 한국문화는 홍콩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면서 "홍콩지역 관람객들도 이 페어에 많이 참석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해 홍콩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지차오의 작품에는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증오하지 말라'라는 글씨가 새겨진 작품 등이 비치돼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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