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맞아 일본 만행 규탄·불매운동 펼쳐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상임대표 오호석, 남상만)은 1일 종로 탑골공원 앞에서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유권자시민행동, 한국시민사회연합 공정거래감시본부,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 등 80여 직능단체와 60여 소상공인·자영업단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일본의 독도침탈 만행을 규탄하고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사진은 선언문을 낭독중인 오호석 공동상임대표(오른쪽 다섯번째).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은 저급한 역사인식 아래 반성없는 제국주의 사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더 이상 일본의 만행을 용납할 수 없다. 삼일절 94주년을 맞아 일본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한다."
선언문 낭독이 끝나자 탑골공원 앞에 모인 100여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종로 탑골공원 앞에서 140여개 소상공인 단체가 모여 진행한 일본 독도침탈 만행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국민들에게 동참을 요구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등 전국 80여개 직능단체와 60여 소상공인 관련단체의 대표자 혹은 관계자들이다.
소상공인들이 직접 불매운동에 나선 이유는 뭘까. 이들은 일본이 지난달 '다케시마의 날' 제정을 강행하고 독도 침탈에 대한 야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1920년대 벌어졌던 경제적 자립 운동인 '물산장려운동'을 계승, 제2의 물산장려운동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호소 직후 상공인들은 불매대상인 일본기업이 적혀진 입간판에 계란을 투척하고 만세삼창을 부르는 등 결의를 다졌다. 탑골공원 앞에서 광화문역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행인들에게 일본상품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전단지도 배포했다.
그러나 행인들의 반응은 다소 썰렁했다. 전단지를 받아들고 바로 길바닥에 버리는가 하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 행인은 '이 전단지가 무슨 뜻인지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탑골공원 앞 인사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도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매출에 큰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두행진이 벌어진 종각역 보도 건너편에 위치한 일본계 잡화점 '다이소'도 불매운동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다이소는 유니클로, 세븐일레븐 등과 함께 소상공인 연합이 불매운동 대상으로 꼽은 대표적 일본계 업체다. 1층에는 몇몇 여성고객들이 매니큐어나 화장용품 등을 고르고 있었으며, 2층에는 새학기를 맞아 아이 손을 잡고 노트류 등 학용품을 사러 온 학부모들이 많았다.
1일 다이소 종각역점 안으로 한 행인이 들어서고 있다. 이날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소상공인 관련단체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펼쳤지만 이 점포 매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보기 아이콘일반인들의 무관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두행진에서 만난 한 행인(여·26세)은 "행사에 대해서 언론에서 미리 접해 잘 알고 있다"며 "한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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