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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핵실험과 라면, 그리고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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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다. 설 연휴가 끝나자 마자 나온 악재에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듯 했다. 30분만에 코스피지수가 1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장 초반 강세를 보이던 대북송전주 등 남북경협주들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빅텍 , 스페코 등 조용하던 전쟁 관련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12일 점심 시간, 1943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이내 안정을 찾았다. 1945선으로 12일 장을 마치더니 13일엔 1950선을 가볍게 회복했다. 외국인이 핵실험으로 어수선한 장에서 1255억원이나 순매수하며 장을 받쳤다. 올 들어 두번째 순매수 규모였다. 반면 국내 기관은 15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 들어 기관의 최대 순매도였다. 북한의 핵실험에 외국인은 기회라며 주식을 산데 반해 기관은 화들짝 놀라 주식을 처분한 셈이다.
휴전 60년.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란 걸 체감하는 전후세대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 관련 살벌한 뉴스가 들려도 무감각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증시 참여자들은 더 냉정하다. 과거에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고 하면 라면 등 생필품 사재기가 유행했었다. 요즘은 이런 사재기 뉴스를 듣기 힘들다. 대신 전쟁 관련주가 급등했다는 소식만 들린다.

일부 테마주들만 민감하게 움직이지 전체 시장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과거에는 핵실험 등의 소식이 들리면 시장이 급락하고 며칠이 걸려야 회복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 영향은 길어야 하루 정도만 효과가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전쟁 관련 뉴스가 나오면 "라면 대신 주식을 사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엔 그나마 효과가 30분만 지속됐다. 라면 대신 주식을 살 타이밍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북한 관련 소식에는 민감하던 외국인조차 이번엔 강단있는 모습을 보였다. 휴전상태라는 걸 잊고 사는 우리와 달리 외국인들은 아직 북한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적어도 증시만큼은 안보와 별개인 세상이 된 듯 하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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