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시리즈 2. 스마트폰에 '내 일'이 있다...앱 산업 80% 아직 빈터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카카오톡, 애니팡. 지난해 국내 정보통신(IT) 산업을 뒤흔들었던 이 이름들의 시작은 스마트폰에 설치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사용하고 누구나 즐기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지 3년 만에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사업 모델이 나온 셈이다. 이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200만 명을 넘어서고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의 삶을 바꾸면서 생긴 변화다.
이 과정에서 모바일 앱은 스마트폰 안의 기능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의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새로운 '스마트 문화'를 만들고 있다. 앱 하나로 친구를 만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으며 새로 나온 옷을 사고 저녁 식사를 할 식당을 예약할 수도 있다. 앱이 적용될 수 없는 분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사용자의 69.1%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다양한 앱을 이용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앱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기준이 됐다는 얘기다.
앱 분야는 시장 가능성이 입증되며 많은 이들이 창업에 이미 뛰어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늦은 것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많은 창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며 "현재 모바일 앱 관련 산업은 20% 정도 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80%의 발전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에 도전하려고 하는 이들이 모바일 앱 분야를 선호하는 것도 이 같은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대학생의 63.3%는 창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앱 분야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10.4%로 집계됐다.
하지만 앱 분야가 유망하다고 무조건 창업에 뛰어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매출이 없는 앱 업체가 전체의 24.6%에 달한다는 통계는 앱 분야에서 독창적인 콘텐츠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KTH는 앱스토의 상위 300개의 앱을 조사한 결과 10위권에 올랐던 앱의 비율이 2011년 상반기 20%에서 하반기 17%, 지난해 상반기에는 15%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앱이 유통되는 앱스토어 안에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수익 모델 마련도 앱 분야 창업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7년에는 앱의 평균 판매 가격이 8센트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시장을 분석하고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만이 앱 분야 창업의 다양한 걸림돌들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애니팡을 출시해 '대박' 신화를 쓰고 있는 선데이토즈도 다양한 시도로 소셜게임에 대해 고민하며 해당 분야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카카오톡 게임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겼을 때 여기에 집중해 성공을 일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정말 좋은 창업 아이템이 있어도 사용자들의 인식이나 생활습관이 변하는 타이밍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며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시장을 분석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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