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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도장소리..동료형사 부르는 소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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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보이스피싱의 진화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갑자기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에 J씨는 당황했다. 도장찍는 소리, 고객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은행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자가 말했다. "누군가 당신의 신분증을 가지고 돈을 찾아가려고 한다. 경찰에 신고해주겠다." 이어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엔 수화기 너머로 타이핑 소리와 동료형사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당신 통장 계좌에 있는 거래내역을 추적해야하니, 내가 불러주는 계좌로 돈을 이체해라." J씨는 곧 해당계좌로 1250만원을 송금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말려드는 건 순식간이었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적절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개개인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유사한 피해사례를 숙지해 혹시 모를 보이스피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보이스피싱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미리 파악, 심리적인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주거래 은행을 사칭, 명의가 도용됐으니 예금인출을 막기 위해 돈을 다른 계좌로 이체하라는 수법이 가장 흔하고, 범죄사건에 연루됐거나 자녀를 납치했다고 속이는 경우도 많다.
Y씨의 경우 자녀의 이름과 학교를 대면서 "지금 당신의 아이를 납치했다. 허튼수작하면 죽여버리겠다. 1000만원을 송금해라."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눈앞이 깜깜해진 Y씨는 곧 수중에 있던 300만원을 이체했으나, 유괴 사실은 모두 허위였다.

보다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활용한 신종 범죄도 나타났다. A대학에 지원한 G씨는 대학교 교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에 속아 530만원의 피해를 봤다. "지원한 대학에 추가합격했으니, 3시간 후까지 등록금을 입금해야만 등록처리가 된다."는 꼬임에 넘어간 것이다.

물품대금 오류송금을 빙자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이 경우 구매관계, 은행 거래 등 기록을 교묘하게 조작한다.
사기범P씨는 피해자 L씨로부터 고구마 10박스를 45만원에 구입하기로 하고, 이후 450만원을 입금한 것 처럼 발송자명의를 농협으로 조작해 문자메세지를 전송했다. 이후 P씨는 "실수로 0을 더 눌러 450만원을 입금했다"며 차액인 405만원을 이체해달라고 요청했다. 입금문자에 속은 L씨는 받지도 않은 돈을 돌려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어눌한 조선족 말투를 썼지만 요즘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훨씬 집요하게 공략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건수와 금액은 각각 4041건, 446원을 기록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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